백제문화제에서 지내는 제 중에서 역사가 깊은 것이 ‘삼충제’와 ‘수륙재’이다. 1955년 부여의 유지들이 뜻을 모아 주민들의 자발적인 성금 모금을 통해서 부소산성에서 백제 3충신을 기리는 ‘백제대제’를 지내고, 백마강변에서 망국의 원혼을 위로하는 ‘수륙재’를 거행하는 것이 백제문화제의 출발이 되었다. 그 후 1966년 공주시가 참여하게 되어 충남의 대표 문화제로 성장했다.
올해는 인원을 제한하다 보니 행사를 유심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삼충제에서 충신제물은 다른 제와 다르게 생물을 쓰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6.25전쟁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55년에 간절한 마음으로 제를 올렸을 때처럼 올해는 모두의 안녕을 염원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행사였다.
또한 수륙재는 원래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영혼과 아귀들에게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의식이다. 제1회 백제문화제 때 ‘삼천궁녀제 위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올해는 정림사지에서 오전부터 괘불이운과 법요식을 하고 저녁6시부터는 선상유등을 통해서 모두의 안녕을 기원했다.
2022년 제 67회 백제문화제부터는 예산 낭비라는 의견이 있어서 공주(홀수 해), 부여(짝수 해)가 교대로 축제를 하게 되었지만 부여 유지들과 주민들이 어렵고 힘들 시기에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선조들의 나라를 아끼는 뜻을 이어받자는 귀한 마음은 앞으로도 전해지기를 희망한다.
시오리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