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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보증금으로 인해 공정한 수주 경쟁 환경이 저해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반면, 어느 정도의 자금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건설·정비업계에선 현설 보증금이 없어진다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업체도 수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적용하고 있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국토부가 특히 집중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과도한 입찰보증금 금지 사항이다.
그간 조합의 과도한 입찰보증금 요구로 건설사들의 공정한 수주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현설 단계에서 보증금 요구로 자본력이 다소 부족한 지역의 중견·중소 건설사의 수주를 사실상 막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건설업계에선 현설 보증금 금지가 실제로 적용된다면 지역 중견·중소 건설사 수주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전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폐해 중 하나가 '대형건설사와 조합 간의 짬짜미'"라며 "해당 내용에 대한 개정이 이뤄진다면 대형건설사의 거대한 벽을 어느 정도 허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설명회 보증금을 요구한다는 건 어찌 보면 조합원들의 선택지를 좁히는 행위"라며 "특히 대부분의 조합원이 지역 건설사 참여 인센티브 제도 등을 고려할 틈도 없이 과도한 보증금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세워 대형건설사라는 선택지만 가져다 주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기에 개정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설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설 보증금이 특정 건설사가 자본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의 한 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수주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현설 입찰보증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몇백억, 몇천억의 사업이기 때문에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가 어느 정도의 자본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설 보증금은 적폐다. 많은 지역 건설사들의 진입을 막아왔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요소 중 하나"라며 "개정으로 현설 보증금은 사라져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현설 보증금이 필요하다면 지역, 중견, 중소 건설사 모두가 도전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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