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혁 작곡가 |
사람은 살면서 행복을 추구한다. 아주대학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사람이 살아가며 "want와 like를 구분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것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앎으로 삶을 더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음악에 있어서 이 둘 사이에는 묘한 상관관계가 있다.
음악이 작곡 되어지는 동기에는 'want와 like'가 확연히 구분된다. 'want'는 위촉에 의해 작곡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가 나폴레옹에게 승리를 거둔 1812년을 기념하는 곡을 의뢰 받았고 '1812년 장엄서곡'을 작곡하였다. 작곡가 윤이상은 독일 뮌헨 올림픽 때 개막 공연으로 오페라 '심청'을 위촉 받아 작곡하였다. 이렇게 어떤 목적을 위해 'want'하여 작곡되어진 곡이 있는가 하면 또 위촉과 상관없이 자신이 음악을 'like'하기 때문에 체험 고백적 음악을 작곡하기도 한다.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나 윤이상의 '고풍의상' 같은 작품이 그렇다. 이렇게 음악은 사회 및 개인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용기를 얻고 있다.
우리는 이런 음악으로 부터 무엇을 'want'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교육에 연관해서 보자. 우리 학생들은 무한 경쟁에 속에 있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 학생들은 적게는 3년 많게는 12년이라는 세월을 경쟁 속에서 보낸다. 이러한 교육의 문제점을 많은 교육학자들과 현장의 교사들이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우리나라 교육은 긍정적으로 변화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학입시 앞에선 다시 무한 경쟁 속에 놓인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문제 푸는 방법에 더 몰입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를 보자. 학생들은 많은 영어 지문을 정해진 시간 내에 읽고 독해하고 답을 찾아내야한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시험 문제를 잘 푸는 방법 위주로 영어를 배운다. 그런데 문제는 학문을 해야 할 대학에서 학생들은 혼란을 겪는 것이다. 그들은 학문 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우려스런 것은 경쟁만을 하고 자라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미칠 부정적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그 문제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해결책으로 '음악활동'을 'want'한다. 음악활동은 무한경쟁 속에서 학생들의 정서를 함양시키고, 서로 배려함을 배우게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접 할 수 있는 합창을 보자. 합창은 모여서 같이 노래한다. 합창을 잘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한 소리로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목소리를 상대방을 위해 맞춰야 한다. 때로는 크게 또는 작게 그리고 부드럽게, 강하게 조정하며 옆 사람을 배려해야한다. 이는 합창 연습시간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그 효과가 크다. 무한 경쟁 속 학생들도 합창을 할 때는 경쟁이 아닌 남을 배려해야한다. 이렇게 배려를 배운다. 그럴 때 좋은 화음과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다. 여기까지 'want'다. 그런데 음악의 묘한 힘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음악을 'like'하게 된다는데 있다. 음악을 'like' 하며 순화된 감성은 같이 음악활동을 한 사람들을 'like'하게 한다. 이렇기에 우리는 음악과 음악활동을 'want'하며 'like'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안타까운 것은 합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좋은 합창음악을 포함하여 좋은 음악을 찾아 감상하며 정서를 순화해야한다. 다행히 코로나 19의 단계가 하향조정 되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고 합창과 합주 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기대하고 기다린다. 음악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그날을. 안성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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