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층 이상 건물 화재가 1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장비가 없는 시도에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울주)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0미터 이상 화재진압이 가능한 고가굴절사다리차는 전국에 10대에 불과하다.
서울2대(중부 송파), 부산(해운대), 인천(서부 송도), 경기(일산, 화성), 제주(제주) 각 1대씩이다. 충청권에선 대전(유성)과 세종(세종) 각 1대가 배치돼 있다.
하지만 충남과 충북 등과 광역시 가운데 대구와 광주, 이번에 고층 큰 화재가 발생한 울산 등에는 고가굴절사다리차가 없다.
이 때문에 이 장비가 없는 시도에서 고층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진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이번 울산 화재 때에도 부산에서 고가굴절사다리차가 지원될 때까지 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서 의원실의 전언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30층 이상 건물에 난 화재가 2017년 145건, 2018년 193건, 2019년 155건 등 모두 493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인명피해는 사망 5명, 부상 54명, 재산피해의 경우 약 99억원에 달한다.
소방당국의 고가굴절사다리차가 없는 시도의 확충이 시급한 대목이다.
53m까지 화재진압이 가능한 사다리차는 약 7억 7000만원 정도이며, 70m까지 화재진압이 가능한 고가굴절사다리차의 경우 약 14억원이 소요된다.
여당도 고층 건물 화재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초고층건물 화재 대응 방안' 전반을 검토해야 할 것이며 법·제도 개선의 방향과 예산 확보도 현장의 필요를 최우선에 놓아야 한다"며 "전국에 10대뿐인 70m 이상 접이식 사다리차 역시 더 확보해야 하지만, 강풍 앞에선 무용지물로 비판과 동시에 깊은 고민,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밤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선 대형 화재가 발생해 울산시 남구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정도로 큰 불이나 15시간 40여 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께 진화됐다. 이날 불로 9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고, 옥상 등 피난층에 대피해 있던 77명이 구조됐으며 화재 진압에는 인력 1300여명, 장비 148대가 동원됐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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