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글날] 한국어를 모국어로… 다문화학생들 "한국어 어렵지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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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글날] 한국어를 모국어로… 다문화학생들 "한국어 어렵지만 좋아요"

대덕초 전교생 10%가 다문화학생
전학년 통합반 등 한글교육 체계화
한글과 한국문화 이해 교육까지 더해

  • 승인 2020-10-08 18:51
  • 신문게재 2020-10-09 1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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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학급 수업 모습
인도를 비롯해 세계 47개국 학교에선 한국어 수업이 이뤄지고, 그중 27국은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했다. 우리만의 고유했던 말과 글은 이미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언어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다만 전승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지역의 사투리, 신조어와 줄임말로 파괴되는 한글을 생각해 볼 때 한글을 대하는 국내외 온도 차는 사실상 극명하게 나뉜다. 10월 9일 한글날 574돌을 맞아 제2외국어가 아닌 모국어로 한국어를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문화 학생과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전 대덕초등학교의 한글교육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체계적이다.

대덕초의 다문화학생은 52명으로, 전교생의 10%를 차지한다. 대덕초가 한국어 교육에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덕초는 한국어 학급을 4개로 나눠 한글교육을 한다. 자음과 모음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전 학년 통합반인 '해바라기반'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을 대상으로 일반학급과 병행하는 교과 지원 '민들레반', '채송화반', '봉숭아반'으로 나뉜다.

해바라기반은 정규편성 학급으로 의사소통이 거의 안 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기초 한글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도는 가장 힘들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덕초 해바라기반 담임교사는 "중국에서 태어나 전학 온 학생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전혀 안 돼 울음으로 자신을 표현하곤 했다. 이제는 기본적인 표현은 단어로라도 할 수 있게 됐다"며 "학기별 한국어 시험을 통과해 원적 학급으로 올라가면 해냈다는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어는 습득하기 쉽지 않은 외국어로 분류된다. 한자가 많고 표현 방식에 따라 수십 가지의 단어들로 파생되는 만큼 익힐수록 어려운 언어다. 그럼에도 한국어를 배운 효과는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에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해바라기반의 한 학생은 "처음에는 한국어를 하나도 몰라서 자막이 있는 애니메이션을 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전히 어렵지만,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이제는 영화 자막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해바라기반에서 한국어로 기본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서는 학생은 '민들레반', '채송화반', '봉숭아반'인 교과지원반으로 올라간다. 교과지원반은 한글이 서툰 다문화 학생들에게 주요 과목인 국어와 수학, 사회를 더욱 쉽게 가르치기 위해 편성된 학급이다.

교과지원반 교사는 "특별학급은 화상수업과 등교보충학습지도를 통해 학교생활과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 이해교육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해바라기반의 학부모는 "한글교육반을 통해 아이게 한국어 교육을 해주고, 방과 후에는 엄마와 함께할 수 있는 과제를 줘서 아이와 함께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한국어를 배울수록 다양한 표현할 수 있어 재밌다"고 했다.

대덕초등학교 박헌수 교장은 "외래어나 외국어 심지어는 외계어까지 남발하는 시대에 기초 한글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덕초는 그동안 쌓인 노하우로 체계적인 한글교육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한 교육과 학부모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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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학급 학생의 방과 후 활동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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