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독우회 26년 만에 활동 중단… "도전정신 일깨워준 것이 큰 성과"

  • 문화
  • 문화 일반

청솔독우회 26년 만에 활동 중단… "도전정신 일깨워준 것이 큰 성과"

26년 동안 중고생 759명 거쳐간 연합 학생동아리
엄선된 중고생 필독서로 독서토론만 1090회 진행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취감 느끼게 도전정신이 핵심"
차상학 이사장 "영원한 것 없지만, 청솔의 부활 꿈꿔"

  • 승인 2020-10-07 18:00
  • 신문게재 2020-10-08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청-3
2020년 9월 창립 26주년을 맞은 청솔독우회는 16기와 17기 수료식을 마지막으로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사진=청솔독우회
철학 있는 인재육성을 취지로 창립됐던 '청솔독우회'가 26년 만에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코로나 시대와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 회원 모집이 어려워진 탓에 대전학생 연합동아리이자 비영리민간단체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청솔독우회는 30주년을 목전에 두고 결국 이별을 고하게 됐다.

차상학 청솔독우회 이사장은 "26년 동안 대전지역의 중고등학생 759명이 거쳐 갔다. 기수마다 열심히 해준 제자들이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주고 있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청솔독우회는 30주년이 된다. 30주년까지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청솔독우회는 1994년 갈마도서관에서 시작해 평송수련원을 거쳤고, 만년동 청솔도서관에서 11년을 지냈다. 매주 토요일 독서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지난 9월 마지막 수료식을 기준으로 모두 1090회차라는 기록을 남겼다.

청솔독우회는 독서토론 교육이 기반이다. 국어교사로 평생을 교단에 섰던 차 이사장이 수년간 엄선한 중고생 필독서를 중심으로 토론과 연구가 진행됐다. 도서는 문학뿐 아니라 영어, 사회, 과학 등 전 교과를 아우르는 것으로 철학적 사고를 높여주는 책을 기본 텍스트로 선정했다.

차 이사장은 "청솔독우회의 큰 성과라면 똑같은 공부를 했어도 가치관, 세계관이 다른 인재를 키웠다는 자부심이다. 100%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자들을 보면 어지간히 목표에 근접한 것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청-1
1994년 갈마도서관에서 열린 청솔독우회 창립총회 모습. 사진=청솔독우회
그러면서, "청솔에 입회해 성취동기가 생겨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학생들이 전체의 10% 정도다. 학습 컨설팅과 학습전략 세우기 등 스스로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을 습득하도록 도전정신을 일깨워줬던 것이 청솔의 비전 그 자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상학 이사장도 기약 없는 이별에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는 없다.

차 이사장은 "후계자를 정해서 넘겨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가까운 미래에 청솔 초창기 회원들이 주축이 되는 청솔장학회, 장학재단을 만들고자 큰 그림도 그려왔고,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이사도 가고 싶었는데 모두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차 이사장은 2024년 30주년 기념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1기부터 마지막 기수까지 오롯이 청솔독우회 선후배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차 이사장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토요일이면 청솔독우회에서 하루를 보냈다. 규칙적인 생활을 일흔 살이 넘어서야 마침표를 찍게 됐다. 시원섭섭하지만 앞으로는 산에도 가고, 희수 기념으로 대학과 중용, 맹자를 번역한 책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도 세웠다"고 했다.

이어, "청솔독우회는 잠시 문을 닫는다. 좋은 시대가 오면, 좋은 후계자가 있다면 청솔은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솔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던 6200여 권의 책은 차상학 이사장이 퇴임한 세종대성고등학교에 무상으로 기증됐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