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원 |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단체생활이 많은 아이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는 못하다. 코로나19의 터널이 끝나지 않은 만큼,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마련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곧 다가올 겨울을 앞두고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감염병 예방과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비대면) 문화로 인해 파생한 또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이를 위한 전략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방역도 ‘새로고침’ 하자는 뜻이다.
최근에 드러난 아이들의 돌봄 공백 문제는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잘 말해준다.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에 휴교·휴원 등의 조치가 이어지자 아이들은 급하게 조부모나 돌봄 교실, 긴급보육에 맡겨졌고 자녀 양육을 위해 휴직과 퇴사까지 고민하는 부모도 늘어났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끼리만 남겨진 가정도 있었다. 어른의 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돌봄 공백이 생긴 것이다. 잠깐도 아닌 하루 종일 아이들끼리만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위험할 뿐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끼니마저 거르기 쉽다. 지난 9월, 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이다 화상을 입은 형제도 이러한 돌봄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다. 우리 아이들에겐 집 밖이든, 집 안이든 돌봄의 손이 필요하다. 이러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다양한 돌봄 서비스와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족 돌봄이 가능한 아이들이라고 해서 놓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습 공백 문제가 그렇다.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아이들의 학습 집중도는 떨어지게 되고 교육 격차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내 아이가 뒤처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결국, 돌봄에 이어 학습 공백까지 부모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또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탓에 어르신들의 바깥 활동은 더욱 주춤해졌다. 평소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외로움을 달래던 어르신들에게 올 2020년은 매우 가혹하다. 고향의 한 어르신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살이 같다고 하시니, 그 답답함이 오죽할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 활동이 줄어든 어르신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두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울감(코로나 블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81%가 감염병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코로나 확산 이후 우울감을 더 느꼈다는 응답도 54%나 되었다고 한다. 외출이 어려운 아동, 장애인, 어르신 등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마음, 정신의 심리적 방역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과 함께 돌봄 공백, 학습 공백, 그리고 코로나 블루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 10월이 지나면 추위를 한껏 몰고 오는 겨울이 시작된다. 지금이 바로 노약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그리고 시민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방역체계를 ‘새로고침’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종천 대전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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