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대전에서 나올 노벨상 수상자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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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대전에서 나올 노벨상 수상자를 기다리며…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승인 2020-10-05 17:08
  • 신문게재 2020-10-06 19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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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노벨상의 계절이 코로나의 시기인 올해도 다시 찾아왔다. 스웨덴 현지시간으로 5일부터 12일까지 한 주간에 걸쳐 6개 분야의 수상자가 발표된다. 올해 수상자 또한 과학과 사회를 지속 변화시키는데 영감을 불어넣은 그룹과 개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설립된 노벨상은 1901년부터 수여됐으니 120년에 이른다. 과학기술계로는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3개가 있고, 문학상과 평화상이 있으며, 1968년 '노벨경제학상'이 추가돼 총 6개 부문에서 매년 10명에서 15명이 수상하고 있다. 인원이 많은 것은 공동수상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벨상 소식은 10월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다양한 대책 논의가 진행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곤 한다. 2008년 10월, 4명의 일본 출신 과학자가 한꺼번에 노벨상을 받자 우리의 충격은 더욱 컸고 오래갔다. 기초부터 해외가 아닌 일본에서 교육받은 과학자 4명의 업적이 노벨상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 14대 0. 그리고 현재까지 24대 0. 일본 대 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현실이다.

필자는 10년 전 우리나라가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추진한 '국가과학자'의 발전방안에 대해 연구했다. 이때 참고한 '노벨상이 일본에서 나오는 이유'의 저자인 이토켄 교수의 지적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벨상 수상의 원인으로 가늘고 긴 연구, 팀 기반의 연구, 국제정치 관계 등을 꼽았다. 노벨상 수상의 배경이 된 연구로부터 수상까지는 평균 17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됐다. 오랜 기간의 지원 하에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10년 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를 방문했을 때, 아주 작은 송사리 연구를 수십년간 하는 연구자와의 대화에서 의아해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간다. 또한 100년간 노벨상 수상자의 특성을 보면 개인보다 팀 연구 비중이 커지면서 과학적 천재보다는 뛰어난 조직가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실험실이 얼마나 시니어 교수와 신임교수들간의 연계가 긴밀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해 볼 문제이다. 따라서 거대과학의 리더십 육성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대전이 1순위라고 생각한다. 대전에는 많은 우수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2년 탄생한 기초연구와 비즈니스를 국제적 수준에서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그리고 기초과학연구원(IBS)이 탄생해 10년을 바라고 있어, 향후 10년이 더 지나면 노벨상 수상 소식이 자주 들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대전에서 나올 노벨상 수상자에게 어떤 명예를 주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생각하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한 예로 미국과 일본의 대학을 방문했을 때, 노벨상을 받은 교수에게 전용주차공간을 따로 주고, 수상의 의미를 담은 간판을 다는 것도 그려본다.



한편 대덕의 기업가 가운데에서도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일본 시마즈 제작소 회사원이던 학사 출신의 다나카 고이치(1959년생)는 2002년 연성 레이저 이탈(MALDI) 기법으로 단백질 같은 고분자 물질의 질량을 순간적으로 측정한 획기적인 개발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아이작 뉴턴의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대덕의 과학과 기술개발 또한 과거의 연구를 토대로 비약적 발전을 해오고 있다. 과학자와 기업가 모두 '가늘고 긴' 연구개발과 정부의 오랜 지원이 결합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어, 좋은 일자리로 연결되는 '연구-개발-사업화-창업'의 선순환 과정을 기대해 본다.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 부총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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