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이효리의 '유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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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이효리의 '유고걸'

  • 승인 2020-10-02 09:24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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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코로나우울이 지구를 잠식한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이 감염병에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사그라들만 하면 이쪽에서, 저쪽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흡사 편의점 앞에 놓여있는 놀이기기 두더지 잡기를 하는 형국이다. 고사라도 지내야 하나. 한여름 장마같은 지루한 코로나가 언제 끝나려나. 여행도 못 가고 식당도 맘대로 못 가고, 친구들도 못 만나고, 극장에도 가 본지 오래다. 가족이 있는 고향에도 맘대로 못가는 처지다. 아, 우울하다. 그래서일까. 삶을 끝내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 유명 여배우도 자살했다는 기사가 막 떴다. 일본에선 유명인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곧 가을인데 걱정이다.

우울한 마음을 좀 바꿔줄 수 있는 노래를 듣고 싶었다. 이효리의 '유고걸'. 상큼 발랄하고 경쾌한 노래다. 2008년 나온 노래인데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세월의 간극이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이효리다. 팔색조 이효리는 어떤 콘셉트를 해도 어색하지 않다. 진한 화장을 하면 섹시하고 카리스마 작렬이다. 연예계에 걸크러시가 많지만 이효리를 따를 자가 없다. 엄정화, 제시, 화사? 이들도 충분히 멋진 가수들이지만 이효리한텐 한참 밀린다. 일단 수려한 이목구비가 한 몫 하지 않을까. 시원시원한 눈 코 입과 능란한 춤 솜씨는 아이돌가수 못지 않다.

화장을 지운 이효리는 소탈하기 이를 데 없다. 제주에 내려가 소길댁으로 변신한 이효리의 모습도 아주 자연스러웠다. 남편 이상순과 반려동물들과 어우러져 사는 모습은 여염집 여자들과 똑같았다. 부스스한 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 편안한 옷차림이 한없이 친근했다. 사실 이효리는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이발사였고 식구들이 좁은 방에서 다 함께 살았다고 한다. 이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어 소탈함이 묻어 나오는지 모르겠다. 솔직함과 인정 많은 인간미가 그의 또 하나의 강점이다. "그 놈이 그 놈이더라." 많은 남자와 사귄 결과 깨달은 건 세상 남자 다 똑같다는 통찰력(?)으로 거침없이 말하는 입담도 시원시원하다. 코로나우울을 시원하게 날려준 '유고걸'로 추석 명절도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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