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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은 남자 배우들 중에서 다소 작은 키의 소유자다. 이런 원빈이 강열한 액션 신을 선보이는 장면에선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꽤 스타일리시한 영화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을 연상시킨다. '킬빌'은 피가 난무하는 강열한 액션 신에서 허무와 연민의 감정을 발산한다. 우마 서먼과 루시 리우가 라스트신에서 눈 내리는 사찰 경내에서의 액션. '외로운 양치기'의 팬 플루트의 애잔한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서로를 노려보는 우마와 루시. 킬빌의 압권이었다. 잔혹한 피와 서정미의 결합. 이것이 쿠엔틴 타란티노의 액션이다. 이정범의 '아저씨'도 그런 분위기가 감돈다. 슬픔과 분노로 눈물이 차오르는 원빈의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내를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상처를 안고 사는 전직 특수요원과 외로운 소녀 소미에게서 비로소 태식은 온기를 느낀다. 그래서 태식은 소미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영화 '아저씨'는 역시 원빈의 매력을 맘껏 보여준다. 남자들의 로망, 머리 자르는 장면 말이다. 세상의 남자들은 한번씩 흉내내봤을 명장면이다. 영화는 관객의 머리에 각인시키는 멋진 장면을 만들어내야 한다. 정성껏 몸을 만든 원빈의 조각같은 몸과 날렵한 몸놀림은 영화 보는 내내 한눈 팔 겨를이 없다. 마지막 장면, 김세론과의 재회에서 참았던 눈물이 드디어 커다란 원빈의 눈에서 흘러 내린다. 슬픔과 안도의 눈물. 코믹한 부문도 빼놓을 수 없다. 김희원이 울부짖으며 외치는 장면. "야 이 개새끼야, 이거 방탄유리야." ost가 영화의 마지막 화면을 장식하는 것도 볼만하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멜로디가 허무감을 물씬 풍긴다. 화룡점정이다.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매드소울차일드의 'Dear' 였다. 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재상영을 꿈꿔본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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