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철인3종경기협회 고선민 회장 |
지난 6월 경주시청 철인 3종 경기팀 소속인 고(故) 최숙현은 동료 선수들에게 가혹 행위에 시달려 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내 체육계에서 지도자를 포함한 선, 후배 간의 가혹 행위는 수년간 지속해 왔지만, 고(故) 최숙현 사건을 통해 국내 체육계의 현주소를 다시 확인했다.
이에 대전철인3종협회 고선민 회장은 "최숙현 사건은 국내 체육계의 성적지상주의로 인한 가장 대표적인 폐해"라며 "중앙연맹을 포함한 국내 체육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회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체육계에 대한 불신까지 높아져 애꿎은 지도자들이 받는 비난까지 염려했다.
고 회장은 "일부 지도자들의 만행 때문에 선수들을 잘 이끄는 지도자들까지 비난을 받고 심지어 지도자와 선수들 사이에서 내분까지 일어난 종목도 있다"며 "잘못된 지도자에 대한 분명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모든 지도자가 그렇지는 않다는 점을 지역 시민분들께서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 19까지 겹쳐 국내 체육계는 코로나 우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 철인 3종 경기 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지역 내 엘리트 선수들은 대회를 통해 본인을 입증하고 싶고, 올림픽에 나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훈련을 하는데, 올해는 대회 취소로 인해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고 회장은 "코로나 19의 여파로 경기가 침체기에 빠지면 실업팀의 예산이 줄거나 심지어 실업팀이 해체되는 경우도 있다"며 "코로나 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현 상황에서 철인 3종 선수들뿐만 아니라 협회 측의 심정도 걱정 반, 우려 반"이라며 하소연했다.
고 회장이 대전철인3종경기협회장을 맡은 이후로 가장 강조했던 점은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협회 측과의 가족 같은 내부 분위기였다. 협회 측과 선수단 사이의 관계가 항상 친밀해야 선수들이 불편하지 않게 훈련에 임할 수 있고, 지도자의 역할도 수월해질 수 있다는 고 회장의 판단이다.
이에 고 회장은 "성적이 좋으면 물론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 개개인이 소속팀 내부에서 진심으로 행복해야 한다"며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자 본인의 역할이다"라고 본인의 뚜렷한 철학을 밝혔다.
이어 고 회장은 지역 내의 열악한 훈련 환경에 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철인 3종 경기 대회 중 수영 종목은 바다나 강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 내에는 수영장이 별로 없고, 기존의 수영장마저도 선수들을 위해 레일 개방을 안 해준다"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수들은 지역을 넘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인 만큼 지역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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