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취업준비생들에게 명절은 달갑지 않은 존재다. 더구나 코로나 19로 줄어든 기업의 신규채용 규모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지들의 취업 질문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정소연(26)씨는 이번 추석 대전에 머물기로 했다.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대신 학교 인근 스터디 카페에서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하며 명절을 보낼 계획이다.
이는 가족들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이유로 고향 방문을 취소했지만, 사실상 오랜만에 만나는 친지들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정 씨는 "친지들의 취업 잔소리 걱정에 스트레스가 컸는데 코로나 덕에 올 추석은 가족 모임에서 제외됐다"며 "코로나가 명절 스트레스 해결에 도움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시험이나 취업 준비생은 물론 어렵사리 직장을 구한 사회 초년생들도 고향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황수연 씨는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가운데 친지들의 격려와 안부는 부담스럽다"며 "올해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털어놨다.
쉽사리 고향 방문을 결정하지 못한 이들도 있다.
모처럼 가족들을 볼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고향에 내려갔다가 행여나 가족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옮길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 우려가 지속되면서 도서관 등 공부할 공간마저 줄어들어 자취방에서 명절을 보내야 할 상황이다.
김종원(24)씨는 "고향이 인천이라 멀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해 고향 집에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부모님께 말씀드렸다"며 "스트레스 없이 조용히 자격증 준비하면서 명절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24일 취업정보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준생 1,022명을 대상으로 '추석 가족모임 참석여부'를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모임에 불참한다고 응답한 직장인과 취준생은 65.9%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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