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빈약한 대전의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초석으로 향후 잘 알려지지 않은 비운의 역사적 인물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호연재를 주인공으로 하는 문화콘텐츠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등장해 대중 속으로 한발 다가온다.
대표적인 콘텐츠는 '김호연재 여성문화축제'다. 대덕구가 11년 전부터 축제를 개최하고 해마다 문학세계와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됐지만, 호연재 단일 콘텐츠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4일부터 무대에 오르는 호연재 연극도 눈길을 끈다. 극단 새벽은 '호연환생뎐'을 오는 26일까지 대덕문예회관에서 선보인다. 김호연재라는 실제 인물을 저승세계와 환생 등 연극적 상상력을 가미해 관객에게 친숙하게 인물을 알리기 위한 취지다.
극단 새벽 한선덕 연출가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호연재에 대해 공부해보니,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만큼 좋은 시가 많다. 업적도 훌륭하다. 다만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생소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연재는 여성으로 가부장적인 시대를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고 노력했던 인물이다. 역사적으로나 지금 이 시기에 소개해 볼만한 인물이다. 우리 지역의 인물들을 꾸준히 발굴해서 다양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덕문화원은 '제1회 대한민국 김호연재 휘호대회'를 오는 26일 개최한다. 총 접수자 112명 가운데 1차 심사를 거쳐 선발된 10명이 호연재 시를 서예로 표현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흥영화사가 제작한 단편영화 '화전놀이'가 공개됐고, 지난해 충남대 윤여환 교수는 호연재 영정을 전통 초상화기법으로 복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온라인 콘텐츠도 있다. 대덕문화원은 호연재 연구가인 문인순 교수의 강의 5편을 촬영하고 10월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계는 '김호연재'라는 문화적 콘텐츠가 점차 지역예술인 중심에서 대중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확고한 지역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김인숙 대덕문화원 사무국장은 "김호연재를 주제로 10여 년 간 문화 행사를 해왔다. 그동안 음악, 미술, 전시, 무용, 마당극 등 장르가 다양했다. 올해 유독 호연재를 주제로 하는 문화 콘텐츠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10년 동안 쌓아온 호연재 역사가 대중화과 친밀해졌고, 문화적 세계관으로 확장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한선덕 연출가는 "지역의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김호연재를 비롯해 많은 지역 인물들이 발굴되고 또 하나의 콘텐츠로 확장되도록 문화계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노력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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