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북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는데 포커스를 맞췄지만, 국민의힘은 정부 대응 비판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방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의도적인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우리 당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관련 사실을 신속하고 소상하게 국민께 설명하고 군은 북한과 인접한 경계에서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며 "이번 사건으로 무고하게 사망한 우리 국민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정부의 '깜깜이 대응'을 주장하며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우리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한 사건인데도 정부가 이렇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라며 "그동안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은 허구였나"라고 비난했다.
박진 비대위원은 "북한이 근본적으로 대남정책을 바꾸고 북핵 폐기를 하지 않는 한 종전선언은 허황된 구호란 게 다시 한번 여실히 확인됐다"고 했고, 성일종 비대위원도 "종전선언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가) 국민을 속인 건 아니냐"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정의당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심상정 대표도 퇴임기자회견에서 이 사건과 관련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 관련 사안"이라며 "정부는 진상을 정확히 파악한 뒤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또 "책임자는 북한이 될 수도 있고 관계 당국 관계자가 될 수도 있다"며 "사안이 복잡하지만 정부는 진상을 국민에게 정확히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4일 발표한 '국방부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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