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
김 사장은 직원을 공사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의 능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조직이 곪고 썩는다고 생각한다. 김 사장이 취임 첫날부터 지금까지 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만나는 이유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소통을 중요시한다. 김 사장이 CEO나 조직이 아닌, 개인이 빛나고 눈에 띄게 하는 경영을 하는 이유다.
철도전문가로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김 사장과 공사 직원들이 1년 간 만들어 온 대전도시철도의 현재와 앞으로 미래를 얘기 나눴다. <편집자 주>
-어느새 취임 1년(10월 1일)을 맞고 있다. 소회를 얘기해달라.
▲취임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차량기지, 역사 등 현장 직원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첫날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1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 공사가 대전 공공교통의 중핵으로 더욱 역할을 강화하도록 열심히 뛰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기회로 더 큰 도약을 위한 조직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쉽게도 올 초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처하는데 공사의 역량을 쏟아 붓다 보니, 당초 계획한 만큼의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코로나로 인해 도시철도 이용객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수송 인원이 한 때 지난해 45% 수준까지 감소했었고 운수수입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반면, 방역을 위한 인적·물적 추가 비용은 지속 증가해서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수송수요 회복이 핵심적인 사안이다.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수송인원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 시 코로나 감염을 걱정하는 것 또한 수송인원이 줄어든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존 수요를 회복하는 노력과 함께 새로운 고객을 도시철도로 끌어들이기 위한 지역업체 제휴 강화, 특화역사 조성 등 다양한 고객 유인책도 강구 중이다. 올해 초부터 경영이사를 단장으로 한 역사 환경개선단(TF)을 구성해 역사 게시물·조형물 등을 깔끔하게 정비했으며 대전 시정을 홍보하고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테마역사 조성 방안도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적극 추진해 나아갈 계획이다. 어르신·청소년 등 도시철도 이용 탄력성이 높은 고객층은 개인이용수단(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의 도시철도 연계 강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내외 경영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수송수요 하락은 구조적 원인에 따른 결과다.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고 대전시 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다. 사면초가로 어르신 등 무임수송 인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호선 트램·충청권 광역철도의 건설로 교통서비스 공급량을 늘리고 어르신 무임수송 등 공익비용의 국비 보전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라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우리 공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사업 다각화, 4차 산업기술 신기술 도입, 2호선 트램 등 건설·운영 지원 등으로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시스템엔지니어링(system engineering), 부품 국산화, 도시철도 설계·건설·감리 등 국내외 사업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정부가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혁신과 친환경 사업에 대규모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공사에서도 이 기회를 이용해 4차 산업혁명 신기술로 옷을 갈아입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얼마 전, 관련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 관련 총 사업비 61억 규모의 과제 2건이 선정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제가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이것만은 우리 대전도시철도공사에 꼭 해드리고 가자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 공사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공사가 코로나 대응 관련 국제포럼에 참여하고 백서를 만들어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UN-Habitat(유엔 인간정주계획),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여러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와 공유하는 것도 그 일환에서 하는 것이다. 국외에 꾸준히 공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세일즈를 하다보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더불어 대전의 도시브랜드 가치도 향상 시킬 수 있다.
-대전시의 오랜 숙원 사업인 2호선 트램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다.
▲2호선 트램이나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지원은 대중교통 전문기관으로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공사의 기술능력을 검증하는 동시에 향후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이고, 실제 운영권을 맡게 될 경우를 대비해 우리 여건에 맞는 건설·운영·유지관리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호선 트램과 관련해, 대전시 트램 정책협의회와 실무협의회에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전시와 공동으로 기본계획 변경 승인을 위한 트램 차량 선정 TF를 조직해 차량 형식 선정 작업에 참여 중이다. 내년에는 대전시에서 발주하는 트램 용역, 기본 및 실시설계, 건설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대전과 세종의 통합, 더 나아가 충청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자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광역교통의 역할이 클 것 같다.
▲허태정 시장이 두 도시 간의 행정권역 통합을 제안했고, 얼마 전 박영순 의원이나 김부겸 의원은 아예 충청권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자는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력 정치인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국토균형발전 등 큰 틀에서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현실적으로, 대전과 세종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대전역과 반석에서 세종까지 운행하는 BRT가 활성화되어 있고, 도시철도 1호선 연장을 세종시에서 나서서 얘기하고 있다. 대중교통의 연결은 어떤 형태로든 상호 이익이 된다. 특히 도시철도는 여타 대중교통 수단과 달리, 연결된 지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강력하게 묶는 효과가 상당하다. 균형발전은 현 시점에서 이미 시대정신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생활권과 경제권의 통합은 지역 발전뿐 아니라, 국가 경제적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교통은 그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대전 시민께 한 말씀해 달라.
▲제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감명받은 것은 개통 후 14년간 무사고 운행 기록을 이어온 우리 직원들의 철저한 안전제일주의 정신이었다. 지난 6월, 행정안전부 재난관리평가에서 장관상을 수상 했는데 임기 동안 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1년 365일 현장을 지키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 분들이 있어서 우리 대전 시민들이 안심하고 도시철도를 이용하실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현장에는 늘 숙제와 해법이 공존한다. 공사가 시민들과 활발하게 소통한다면 더욱 가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고 진정한 사람 중심의, 사람이 최우선 되는 대중교통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대담=박태구=행정산업부장·정리=이상문·사진 이성희 기자
●김경철 사장은. ▲출생: 1960년 3월 4일생 ▲학력: 서울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충남대 토목교육공학 학사 ▲경력: 필리핀 교통부장관 자문관,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KAIST 녹색교통대학원 초빙교수, 서울 9호선 운영 모기업 대표이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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