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적인 검토와 업무적 효율 등을 따져야 하는 공공청사 이전 문제에 부동산이 개입해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세종 이전 논의를 놓고 속내엔 공무원 특별공급이라는 목적이 있다는 시각이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017년 청에서 부로 격상된 이후 세종 이전 논의는 줄곧 따라다녔다. 수도권에 있던 부처가 속속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중기부 역시 나란히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나왔다. 세종시가 성장하면서 부동산은 줄곧 올랐고 이전 논의가 나오는 중기부 거취에도 관심이 이어졌다.
홍종학 초대 장관에 이어 박영선 장관 취임 이후 공식적으로 추진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건 없지만 언급한 적은 없지만 긍정적인 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부동산 업계는 술렁였다. 세종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를 비롯해 부동산 커뮤니티 내 세종시민 등은 도시 완성을 위한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확산된 이전 논의 역시 부처 이동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관기관이나 지자체보다 부동산에 관심 있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심이 큰 상황이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내부 직원으로부터 내년 3월 이전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이전에 대한 찬반 논의가 분분하다.
일각에선 중기부 내부의 이전 주장 역시 공무원 특별공급에 목적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세종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데다 정부가 공무원 특별공급 조건을 강화하면서 이른바 '막차'에 올라타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종 공무원 특별공급이 실거주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정부는 개선책을 내놓기도 했다.
30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는 대전과 세종이 떨어져 있어 부처 간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주장보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공무원 특별공급을 위해 세종 이전을 요구한다는 시각에 대해 중기부 내부에서도 부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 중기부 직원은 "대전에 집이 있는 직원은 대전 잔류를, 집이 없는 사람은 세종 이전을 원하는 분위기인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으로부터 이전이 아닌 대전에서 세종으로의 이전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전시민은 "과거 세종시 조성하면서 서울에서 직원들 거주하게 하려고 특별공급을 했는데 이젠 부동산 때문에 부처 이전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수도권은 출퇴근 왕복에 2시간도 넘게 걸리지만 대전에서 세종은 왕복 1시간이면 가능한데 특별공급 대상이 돼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제외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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