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양초 노수규 교장. |
최재붕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로 지금의 인류를 스마트폰을 들고 생활하는 사람들로 표현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더욱 가속화된 문명화로 디지털, 초연결사회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학자들은 공통으로 언택트 시대는 이미 정해진 미래이며 코로나19 사태는 다만 이를 당기는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이라 말한다.
서울대 소비트랜드 분석 센터는 2020 전망에서 현대인의 다양한 특성이나 개인적 취향을 초미시적으로 접근해 상황과 맥락에 맞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트랜드를 여럿 제시했으며 세계는 이미 이러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가파(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로 일컬어지는 거대 플랫폼 기업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사태와는 별개로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빅테이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사회를 통해 사람들의 정교한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사회로 진화되는 과정에 서 있으며, 결국은 이것이 언택트 사회의 모습으로 귀결되고 있다.
언택트 사회는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간을 급속히 단축하게 하며 교육현장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원격 비대면 수업은 그동안 운영되었던 단순한 지식이해 중심 교육 차원인 이러닝을 일순간에 실시간에 기반하는 상호작용과 협업을 중시하는 버츄얼 러닝으로 진화시켰고 이러한 전이와 발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상위목표에 집중하며 중요한 것만 오프라인에서 배우는 플립러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 방법의 변화 역시 OECD 학교변화 시나리오(2001)에서 언급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올 초부터 이어진 원격수업과 등교 혼합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학교를 오고 싶어 한다는 것과 학교가 단순히 배우는 곳 이상이라는 학부모님들과 사회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언택트의 기조가 학교라는 공간이 지니는 컨택트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고나 할까. 1만 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적 기업 '오토매틱'은 사무실 없이 비대면으로 고도의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교육현장을 보는 관점은 이와는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고도화된 사회는 긍정적 측면의 이면에 정보의 독점, 삶의 불균형, 탈진실 시대의 가치 위기 등의 다양한 문제를 우리에게 과제로 던지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언택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컨택트적인 접근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것이다. 고도화된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행복한 시민으로서 영위하는 힘은 컨택트의 환경 속에서 공감과 나눔의 역량을 기르는 학교의 몫이 아닐까 싶다.
유발하리리 교수는 이러한 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서 모든 타협점의 기준에 인간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학교가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이 중심에 놓여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 만큼 교육자의 열의와 사회적 지원이 가속되길 바란다. 언택트를 향해 달려가는 사회의 목적이 진정한 컨택트를 통한 만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 들어 일상의 그리운 것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보고 싶은 모습은 단연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어울려 뛰어노는 아이들의 활짝 웃는 얼굴이다. 교실, 운동장, 놀이터 가득 아이들의 활기와 웃음이 차오를 때 언택트의 차가움이 따스한 온기로 데워지리라 본다./노수규 대전대양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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