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NH농협은행 대전영업본부가 중구 선화동 사옥에서 공채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이후 시중은행에 공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지역인재를 우선 채용하던 금융권에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지역 청년들의 기다림도 길어지고 있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 중 올 상반기 신입직원 공채를 완료한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지난해 12월 280명 채용공고를 낸 NH농협은행은 서류전형 후 코로나19 확산사태를 맞아 면접을 2차례 미룬 끝에 채용절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때 NH농협은행 대전영업본부는 면접장 건물을 소독하고 면접 응시생 자리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조치를 완료하고서 이틀에 나눠 면접을 진행했다.
시중은행들은 8~9월 채용공고를 내고 서류접수 뒤 채용을 거쳐 10월 추석 전후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는 순으로 정기공채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매년 1000명 넘는 청년들이 은행원의 사다리에 오를 수 있었으나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상반기에 공채가 없었고, 하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 방식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전반기 수시채용을 통해 ICT 및 데이터·기업금융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소수 확충한 게 전부다. 이는 시중은행이 신규직원 채용 시 5000~6000명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필기시험을 치르기 어렵고 면접 등의 전통적 방식을 대체할 검증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이후 금융시장 변화를 가늠할 수 없어 채용 규모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금융권의 공채 기피현상은 지역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도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지역에 영업점을 운영하는 은행의 특성상 공채 시 일정 규모 이상의 지역인재를 채용해온 터라 올해 채용공고를 기다리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취업준비생 조모(29) 씨는 "공채 일정이나 규모를 가늠할 수 없고 코로나 상황에서 채용절차가 바뀔 수 있어 준비하는데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26일부터 사흘간 온라인 금융권 공동채용박람회를 열고 취업준비생에게 모의 영상면접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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