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들은 지난 학기 코로나19 여파로 갑작스럽게 원격 수업을 도입하면서 교육의 질 저하 논란에 휩싸였고 학생들의 거센 등록금 반환 요구에 직면해야 했다.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했던 여름방학 기간 대다수 대학들은 이러한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2학기는 대면·비대면 강의를 혼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강을 코앞에 두고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대학가도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 권고에 따라 지역 대학들도 전면 비대면 강의 전환 논의에 돌입했지만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비대면 수업 운영은 과제다.
대학들은 지난 학기와 달리 콘텐츠의 질을 담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충남대와 한밭대는 비대면 수업에서 교수가 직접 녹화한 동영상 콘텐츠나 실시간 화상 강의만 허용키로 했다. 한남대는 '블렌디드 러닝'(온·오프라인 혼합형), 목원대는 기존 오프라인 수업을 유지하면서 강의 내용을 실시하는 'LIVE 강의'를 운영키로 했다. 건양대와 대전대도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 구글행아웃 등을 활용하거나 곰캠, PPT에 음성이 입혀진 강의 교안을 활용키로 했다.
대학들로서는 원격수업이 사실상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 시대를 앞당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도 기존 대학 원격수업 20% 방침을 폐지해 온·오프라인 교육의 경계를 허물었다. 하지만 2학기까지도 일부 대학들은 원격 수업 시스템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부실 강의 우려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대학이라는 고등 교육기관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각 대학은 장기적으로 창의력 등을 길러낼 수 있는 차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중도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학도 온라인 수업의 장점들을 확인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학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세상이 오게 되면 학교 서열 의미가 없어지는 등 대학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고 밝혔다. 전유진 기자 brightbb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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