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일부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의원이 19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국내 유명 정치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기는 차 전 의원이 처음이다. 여야 정치권은 비상이 걸렸는 데 코로나19 정치권 확산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차 전 의원이 원외 인사이긴 하지만, 미래통합당 당직자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전날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했다는 소문도 돌며 의원 보좌진들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통합당은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광주 방문 동행 인사를 최소화 하고 26∼2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예정했던 '정기국회 대비 의원 연찬회'도 잠정 연기했다. 바이러스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인사들도 속속 검사를 받고 있다.
앞서 민경욱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인천 연수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문자메시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제기하는 야당의 확산 책임론에 대해선 차 전 의원이 총선 이튿날인 자진 사퇴한 것을 거론하며 적극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다만 차 전 의원이 통합당 후보로 총선 레이스를 완주한 만큼 당 일각에서는 난감하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이낙연 의원(서울종로)은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 모 방송 출연과정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썼던 마이크 등을 사용하는 등 간접 접촉자인 이 의원의 음성 판정에 민주당은 한숨 돌린 분위기다.
하지만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민주당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오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가 오후로 연기됐고, 민주당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도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전대 당일 행사는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와 현 코로나 확산세를 결부시키며 보수 진영에 화살을 돌리는 분위기다. 사랑제일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가 참여한 광복절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여파가 여의도에 까지 미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