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브라질 특급 에디뉴가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15라운드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맹활약 하며 존제감을 과시했다.(대전하나시티즌 김미희) |
대전은 지난 라운드 경남에게 홈에서 역전패하며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골을 먼저 넣고도 뒷심 부족으로 연달아 3골을 허용하는 굴욕적인 패배였다. 승점 3점이 꼭 필요한 서울과의 경기였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서울 역시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대전은 야심차게 영입한 브라질 특급 에디뉴를 선발로 내세웠다. 팀 전술에 대한 이해와 체력에 있어 시간이 필요했지만, 중앙 미드필더가 다급했던 대전에게 선택의 여유는 없었다. 예상대로 에디뉴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며 서울의 중원을 교란하는 역할을 맡았다. 158cm의 K리그 최단신의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와 민첩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대전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 4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지솔의 머리로 올려준 크로스는 날카롭고 정확했다. 에디뉴는 이날 대전의 크로스를 전담하며 대전 전력의 50% 이상을 담당했다.
대전이 에디뉴를 활용한 공격 전개에 집중하는 사이 서울은 레안드로와 수쿠타파수의 빠른 발을 활용해 대전의 골문을 위협했다. 한 박자만 빨랐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도 있었으나 김진영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에도 대전은 에디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후반 13분 이지솔의 머리에 맞춘 슈팅이 수비벽을 맞고 나왔는데 이 슈팅 역시 에디뉴의 정확한 크로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후반 20분을 넘어서며 조금씩 지쳐갔던 에디뉴는 결국 29분 김세윤과 교체됐다. 체력과 패스 마무리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존재감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역시 안드레의 PK 실축이다. 후반 36분 박진섭이 볼 경합 과정에서 넘어진 것을 주심이 VAR 판독을 통해 PK를 선언했으나 키커로 나선 안드레의 슈팅은 골문을 한참 벗어났다. 힘이 너무 들어가 있었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대전은 이후 서울의 빠른 역습에 고전하다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양 팀 모두 골문을 여는데 사활을 걸었지만,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홈 2연전에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친 대전은 16라운드와 17라운드 연달아 원정길에 나선다. 선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려면 원정에서 승점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가능성을 보여준 에디뉴가 대전의 팀플레이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을지가 후반기 반등의 관건이다. 황선홍 감독에게 던져진 숙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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