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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내일 친정에 간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마침 그 친구의 친정어머니께서 전화가 왔는데 정말 놀랍고 부러웠다.
"엄마! 그러지 말라고! 절대로 그러면 안 돼!"
"…………"
"으~음, 내일 봐~"
친구가 전화를 끊고 한마디 했다.
"엄마 때문에 못 살아!"
무엇이 안 된다는 건지, 친구의 어머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길래 이러는지 당연히 물어봤다. 그 대답에 놀람과 감동과 부러움이 섞인 눈물이 날 뻔했다.
친구의 어머님이 친구가 갈 때마다 집 앞에서 기다리신다는 것이었다. 단독주택에 살고 계시는데 항상 밖에 나오셔서 기다리신다고 하였다. 행복한 친구가 부러웠다.
또 하나 부러운 이야기가 있다. 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와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갈 때의 이야기다. 동료는 운전을 하고 조수석에 내가 앉아있었다.
전화가 왔다.
"엥? 나 바빠! 못 가~, 지금 안 돼~, 나중에~"
"…………"
"안 된다니까~, 왜 힘들게 그런 것 만들었어~"
"…………"
"내일 가든지 할게~, 엄마는 참…"
동료의 어머님이 음식을 만들고 딸에게 얼른 갖고 가라고 하신 모양이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하던 이야기를 이어서 하면서도 나는 너무 부러웠다.
'내가 일본에 계속 있었으면 우리 엄마도 그럴까? 갑자기 엄마 보고 싶네~'하며 여러 생각을 했다. 아주 심한 반대 속에서 결혼했기 때문에 친정어머니에게는 부탁을 해본 적도 없고, '힘들다'는 말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일본친구들도 이런 얘기를 들으면 굉장히 놀라워한다.
그래서인지 한국 엄마들의 '지극정성'이 정말 부럽고, 한편으로는 내가 딸에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일본인인 내가 한국 어머니의 사랑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굉장히 새롭다. 자금까지는 일본의 방식으로 자녀들을 사랑해왔다면 지금부터는 내가 그토록 부러워하던 한국 어머니들의 정성어린 사랑도 주고 싶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부모의 사랑은 위대하겠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리사랑은 한국이 최고인 것 같다.
/이즈미야마시가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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