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9주년] 충청권 행정수도 씨앗 심은 중도일보…54년 전 천도 제안

[창간 69주년] 충청권 행정수도 씨앗 심은 중도일보…54년 전 천도 제안

1966년 기사·사설·좌담회 등 대전천도 부각
6부작 '비좁은 서울' 보도 행정수도 개념 정립

  • 승인 2020-08-31 20:00
  • 신문게재 2020-08-31 3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창간호 시리즈
서울밀집을 극복하고 기능 분산을 촉구하는 중도일보 1966년 8월 '비좁은 서울' 기획 시리즈보도.
서울을 대체할 제2의 수도를 만들고 행정기관을 이주해 서울 밀집을 분산하고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개념은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의 백지계획과 1971년 김대중 당시 신민당 대통령 후보의 대전 행정부 수도 공약보다 앞선 1966~1967년 중도일보의 '대전 천도를 제안한다', '비좁은 서울'의 야심찬 보도가 이러한 행정수도 조성에 씨앗이 되지 않았을까.

1966년 5월 27일 중도일보는 1면에 '대전 천도를 제안한다'라는 기사를 내걸고 서울에 밀집한 행정기능을 분산할 것을 촉구했다.

54년 전 기사에서 중도일보는 60만 수용 능력으로 계획된 수도 서울이 인구 380만 명을 넘어선 과밀한 도시가 됐으며 복합한 교통난과 주택난 상수도난을 겪으며 산업, 경제, 문화에서 지방분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



제주도에서 신의주까지 중심지역이면서 교통이 편리한 대전 유성 근방에 반경 59리(23.1㎞) 신도시를 건설한다면 6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건설이 가능할 것이라는 포부를 제안했다.

특히, 중도일보는 일회성 보도에 그친 게 아니라 좌담회와 기획 시리즈, 사설을 통해 서울이 당면한 한계와 분산 필요성을 뚝심 있게 역설했다.

1966년 7월 31일자 '정부청사 대전유치를 말한다'라는 기사는 1개 지면 전체를 할애해 천도를 주제로 한 좌담회 토론내용을 중개했다. 임지호 2대 대전시장과 충남대 지헌영 교수, 유원동 충남대 문리대학장 등이 참석해 밀집한 서울의 한계를 분석하고 정부청사 분산이 필요한 과학적 이유를 토론했다.

1966년07월 31일 정부청사 대전유치를 말한다
1966년 7월 27일 오후 2시 중도일보 회의실에서 이웅렬 사장과 임지호 대전시장, 지헌영 충남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청사 대전유치를 말한다' 좌담회가 열렸다. 지면은 본보 1966년 7월 31일자.
같은 날 사설에서는 '정부청사 대전유치추진준비위원회'가 지역에서 발족했음을 알리고, 정부가 후보지로 물색 중인 김포, 안양, 잠실리 등을 벗어나 대전으로 옮길 것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모든 게 초포화 상태이고 불건전한 도시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현 서울에다 더 이상 손을 대지 말고 광역도시건설에 최적지라고 할 수 있는 대전에 후보지를 선정하는 영단을 내리라"고 역설했다.

중도일보가 서울 밀집 기능분산을 촉구한 1966년 시대 상황을 보면 수도 서울에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며 주택난과 교통난, 그리고 상하수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마침내 정부는 정부청사를 한강 이남으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후보지를 물색 중이었으며,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새 행정수도 구상을 발표했다. 중도일보는 이때 서울을 확장할 게 아니라 행정부처를 지방으로 이전해 분산하자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이다.

압권은 1966년 8월 26일부터 시작한 중도일보의 '비좁은 서울' 시리즈 기획보도였다.

중도일보 논설위원을 역임하고 충남대 국문과 교수 등을 지낸 장암 지헌영 선생이 여섯 차례 보도를 통해 새서울 구상은 미봉책에 불과함을 지적하고 인문·지리·자연적 요건을 감안했을 때 대전 유성으로 정부기관을 옮길 것을 주장했다.

중도일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1967년 7월 22일 사설 '정부청사의 대전이전' 그리고 관련 기사 '철도청 등 대전 유치를 호소', '1일 수도? 대전에 모인 행정 수뇌부' 등의 보도를 이어갔다.

1967년 7월 7일자 보도에서는 "날로 폭주하는 서울의 현실에 비추어 정부청사의 대전유치가 필요하다는 위정자의 결론이 멀지 않아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는 역사의 당위성"이라고 주장했다.

중도일보가 앞장서 걸어간 충청권 행정수도를 향한 발걸음은 눈 위에 발자국이 되어 1997년 정부대전청사가 준공해 11개 청 단위 중앙행정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2003년 12월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내용으로 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결실을 맺었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 직후에는 "행정수도 사수 500만 충청인 나섰다" 등의 보도를 통해 국민적 열망을 전달했고,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의 행정수도 수정안 발표에 '총리해임안 세종시 정국 쟁점부상' 등의 보도를 이어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