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노란 단옥수수를 먹는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단옥수수를 많이 볼 수 있지만 내가 시집왔을 때 주변에는 찰옥수수 밖에 없었다.
처음 찰옥수수를 봤던 것은 시어머니가 밭에서 따온 옥수수로 하얀 것도 있고 벌레가 먹은 것처럼 검은 알갱이가 군데군데 있는 것도 있었다.
시어머니는 옥수수를 삶아서 먹자며 내게 맡기고 다시 밭에 가셨다. 나는 일본에서도 옥수수를 삶아봐서 똑같이 삶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삶아도 딱딱했다.
일본의 단옥수수는 10분만 삶으면 되는데 딱딱해 시어머니께 물어보니 찰옥수수는 적어도 30분은 삶아야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30~40분 삶고 먹어보니 아무 맛이 나지 않았다. 찰옥수수는 단맛을 추가해 주어야한다는 것을 몰라서 소금만 넣고 삶았기 때문이었다. 나의 첫 찰옥수수 삶기는 대 실패였다.
나중에 흑찰옥수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야 찰옥수수의 검은 알갱이는 벌레가 먹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잘 삶아진 옥수수를 먹을 때면 그때 생각이 떠오른다.하시모토 시노부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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