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이 개발한 국산 흑돼지 '우리흑돈' /농진청 제공 |
최근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수입이 증가하는 등 고급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높아져 이에 대응할 차별화 된 국산 품종 보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15년 개발한 흑돼지 '우리 흑돈'을 이달부터 전국에 보급해 흑돼지 품종 국산화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최동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장은 "국내에서 사육되는 흑돼지는 2018년 기준 약 19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며, 대다수 외래종이거나 외래품종과 재래종이 섞여 있는 상태"라며 "우리 흑돈이 조기에 보급돼 흑돼지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이베리코 돼지고기 수입을 대체한다면 연간 176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가 최근 고급 돼지고기로 부각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베리코는 스페인 햄 하몬을 생산하기 위해 사육되는 스페인의 돼지 품종으로, 풀과 도토리, 곡물사료 등을 먹여 키운다. 사육 기간과 방식, 먹이에 따라 '베요타', '세보 데 캄포', '세보' 등급으로 나뉜다. 특히 베요타 등급의 경우 자연 방목으로 사육하며, 야생 도토리를 먹고 자라 생성된 특유의 풍미가 특징이다.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은 한해 4만9000t에 달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우리 흑돈 씨돼지를 지난달부터 강원·경기·경북 등 7개도 20개 농가에 약 400마리를 보급한다.
우리 흑돈은 재래돼지의 육질을 유지하면서 성장 능력도 뛰어난 흑돼지 품종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육성한 돼지만을 활용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으며, 현재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등재돼 있다.
우리 흑돈의 근내지방은 4.3%(재래종 4.5%)로 일반 상업용 돼지보다 1.3%P 정도 높다. 사육일수는 시범농가 모니터링 결과 180∼190일로 일반 상업용 돼지(175∼185일)보다 길지만, 재래돼지보다 40일 이상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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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흑돈을 일반 상업용 돼지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수정용 수퇘지로서의 검증도 완료했으며, 털 색 유전자(MC1R)를 100% 검은색으로 고정해 농가에서 자가교배 후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색 털 발현을 사전에 차단했다.
최동순 축산자원개발부장은 "우리 흑돈 보급은 국내 유전자원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씨돼지 품종으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 흑돈 브랜드 육성을 위해 사육농가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축산과학원은 가축 가금의 품종개량, 영양생리 번식생리 및 사양기술, 축산물이용, 초지의 조성관리 사료작물의 육종재배 및 축산환경에 관한 시험 연구사무를 관장하는 국가 연구기관이다.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으로 2008년 10월 8일 발족,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에 위치하고 있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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