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장마와 수해로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열기가 실종되면서 김부겸 박주민 후보 등 당권 후발주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권 주자들의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에 대한 반격기회 조차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14일 대전 세종 충남 16일 충북 지역 합동 연설회가 치러지지 못했다. 충청권 4개 시도 합동연설회는 추후 온라인으로 대체될 예정인데 아직 날짜 조차 잡지 못했다.
앞서 지난 주말 예정돼 있던 광주 전남 전북 합동연설회도 열리지 못했다.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는 장마와 호우 피해로 인해 여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 최근 정치권을 달궜던 부동산 문제와 행정수도 논란은 물론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여부 등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전을 달궈야 할 이슈가 수해 사태 속에 묻히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당 안팎에선 이낙연 후보에 절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이낙연 후보 대세론이 형성된 가운데 판세가 이대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후보 측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더욱 자세를 낮추고 있다. 재난 상황에서 당권 경쟁에 집중하는 모습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반면 김부겸 박주민 후보 측은 아쉬움이 역력하다. 이낙연 후보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판세 역전을 노릴 수 있는 데 이런 기회 조차 잡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언론인 출신 5선 의원으로 전남도지사를 거친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이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첫 번째 국무총리로 발탁돼 지난해 1월 13일 물러나기 전까지 958일을 재임한 최장기간 재임 국무총리이다.
2020년 1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구 후보로 출마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꼽혔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맞붙어 승리하면서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민주당 계파로 따지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동교동계로 분류된다.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인연 때문이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 제일고와 서울대를 나온 이 의원은 .정계 입문 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대변인도 맡았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친노 세력이 새천년민주당을 깨고 나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이 대표는 합류하지 않았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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