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상 대전국제음악제 음악감독 "대전을 중심으로 세계와 화합하는축제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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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상 대전국제음악제 음악감독 "대전을 중심으로 세계와 화합하는축제되길"

대전국제음악제 초창기부터 인연, 매해 참여해와
베토벤 250주년 기념, 트리풀 콘체르토 무대 준비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는 연주자들 고민 많이 해야
"올해도 지역예술인 성장하는 모습 지켜봐주길"

  • 승인 2020-07-30 09:56
  • 수정 2020-07-30 20:24
  • 신문게재 2020-07-31 9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실내악 축제로 시작해 민간축제로는 전국 최초 20주년을 맞이한 '대전국제음악제'가 오는 3일 개막한다. 어느새 훌쩍 스무 살이 되어버린 대전국제음악제는 오롯이 지역예술인과 지역민을 바라보며 성장해 왔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대전국제음악제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음악이 있어 가능했다는 주최 측의 의지는 올곧은 나무를 키워내는 원동력이 됐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20주년 기념 대전국제음악제는 '위로와 헌정'을 테마로 클래식 축제의 굵직한 역사를 새로이 쓴다. 금난새 명예감독을 필두로 조인상 음악감독을 임명해 탄탄한 뿌리를 내렸고, 대전에서 서울로 혹은 세계로 뻗을 지역예술인들을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중도일보는 20회 대전국제음악제 개막에 앞서 조인상 음악감독과 대전예술기획 황하연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바이올린 조인상
사진=대전예술기획
대전이 배출한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단연 최고의 실력자로 손꼽히는 조인상 대전국제음악제 음악감독이 처음 바이올린을 잡은 건 다섯 살, CIVIC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최연소 악장이 된 건 스무 살 초반의 얘기다.

어디서나 최상의 실력으로 세계를 누비던 조인상 음악감독은 이제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에 한정되지 않고 인재 육성을 위해 기꺼이 재능을 나누겠다는 의지다. 이 마음은 대전국제음악제에도 동일하게 투영돼 설레는 8월을 기다리고 있다.

조인상 음악감독 천안에 살지만 매주 한 차례 대전을 방문한다. 부모님이 계시는 대전을 방문하는 이유도 있지만, 어디에서 활동하든 삶의 중심을 대전에 두고 있다고 '대전인'다운 면모를 보인다.



조인상 감독은 "대전국제음악제와의 인연은 축제 초반부터였다. 거의 매해 솔로든, 앙상블이든, 오케스트라든 어떤 형태로든 참여해 왔다. 대전뿐 아니라 전국 어디서도 이런 큰 클래식 음악축제는 찾아볼 수 없다. 불모지에서 시작해 어렵기도 했지만 좋은 관계 속에서 의지하며 성장해온 과정을 모두 봐 왔기 때문에 더욱 애정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누렸던 음악적 자양분을 내 고향에서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 좋은 축제를 통해 연주하고 많은 사람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중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취임 소감도 전했다.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조인상 음악감독이 참여하는 '트리플 콘체르토'는 음악제를 대표하는 공연 중 하나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예술인들의 영감을 끌어내는 곡이다.

조인상 감독은 "지휘자 카라얀은 베토벤의 교향곡은 매일매일 젊어진다고 했다. 연주할수록 곡이 점점 젊어진다는 유명한 말이다.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어마어마하게 많은 베토벤을 듣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음악제에서 선보일 베토벤의 곡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베토벤 콘체르토를 4번 정도 했다. 할 때마다 공부하고, 더 많은 토론을 통해 색을 맞춰간다. 베토벤의 곡은 아이디어가 항상 샘솟는 걸 보면 점점 젊어진다는 카라얀의 해석은 틀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꾸만 줄어드는 예술인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뮤지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인상 감독은 "확실히 예전보다 악기를 하는 인구 자체가 줄었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악기를 선택한 것은 애정이 있다는 거다. 이들이 끝까지 남아서 연주할 수 있고, 좋은 예술인을 선발해 자기 능력을 알 수 있는 매개체로 대전국제음악제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큰 그림을 봐야 함을 제시했다.

8월 3일부터 시작하는 대전국제음악제에 앞서 조인상 감독은 "음악제는 대전시민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꽉 차 있다. 이미 관객들은 무대를 즐길 준비가 돼 있다. 연주자들이 조금 더 듣기 편한 언어를 고민하고, 여러 연주 형태나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어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삶이 많이 달라졌듯이 연주자들도 이런 진화에 맞춰 관객에게 다가가는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10년 후 대전국제음악제의 모습을 그려 달라는 주문에 조인상 감독은 한마디로 '대전을 중심으로 세계와 화합하는 축제'라고 답했다.

조인상 감독은 "10년 후, 대전예술의전당 근처 숙소가 매진되지 않을까하고 상상해 본다. 여름이면 대전에 꼭 와서 이 축제를 봐야지, 이 축제를 보고 나면 1년을 잘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한다"며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연주자들이 와서 티켓이 많이 팔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전의 젊고 유능한 연주자들이 이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수 있는 콜라보 무대들도 많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지역과 외부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서 우리만의 특별한 축제가 되길 바란다. 또 지역 예술인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청중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제20회 대전국제음악제 일정표

ORCHESTRA SERIES(오케스트라 시리즈)
날짜공연명장소
8월3일(월요일)  
pm 7:30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콘서트
지휘:여자경 DCMF 신포니에타, 바이올린:조인상 첼로:이송희 피아노:강우성
대전예당 아트홀
8월5일(수요일) 
pm 7:30
김미숙의 음악산책(헌정)
지휘:김근도 바이올린:장진선 트럼펫:성재창 피아노:송혜주 테너:김재형 밀레니엄심포니
대전예당 아트홀
8월8일(토요일) 
pm 7:00
금난새와 뉴월드 필하모닉 바이올린:신성희대전예당 아트홀
8월9일(일요일) 
pm 7:00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지휘.진행:여자경 연출:이강호 합창지휘:최원익 산투자:임찬양 투릿두:김정규 알피오:길경호
로라:김혜영 루치아:구은서 디슈팀멘오페라합창단 DCMF 신포니에타
대전예당 아트홀
CHAMBER SERIES(채임버 시리즈)
8월3일(월요일) 
pm 5:00
여미혜 첼로 리사이틀 피아노:박은희대전예당 앙상블홀
8월4일(화요일)
pm 7:30
이지혜&앙상블 콘쿠오레 '사계'
악장:김홍연 리더:박재홍 앙상블 콘쿠오레 
바이올린:오영근, 안병각, 김무선, 안세훈, 김정하, 최성칠, 한재민 
비올라:한연숙, 전혜성, 박병준 첼로:양지욱, 정석준, 김홍민 더블베이스:박범기
대전예당 아트홀
8월6일(목요일)
pm 7:30
최재혁/김유빈&앙상블 블랭크
플루트:김유빈 지휘:최재혁 앙상블 블랭크 피아노:정다현 바이올린:한윤지, 김예지, 이은주
비올라:정승원, 최하람, 첼로:배성우, 이호찬 더블베이스:유이삭
대전예당 앙상블홀
8월7일(금요일)
pm 7:30
테너 김재형 리사이틀 '위로'
소프라노:홍주영, 김찬미, 박혜림 피아노:김지훈
대전예당 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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