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한 통합당 지도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고 당내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우원식 의원(서울노원을)은 내년에 실질적인 행정수도 이전계획 실행을 시사했다.
제1야당 통합당을 행정수도 이전 논의테이블로 끌어내면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통합당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8일 행정수도 문제와 관련,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함구령까지 내리며 당내 행정수도 찬성 의견을 억누르는 통합당 지도부의 모습은 실망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여당의 제안에 대안없이 무책임하게 논평하는 것이 제1야당 대표의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지도자는 평론가가 아니다. 당 구상과 대안을 책임 있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행정수도이전추진단장을 맡은 우원식 의원(서울노원을)은 행정수도 이전 로드맵이 조만간 구체화 될 것임을 시사했다. 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야당과 협의해서 특위까지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의 이같은 발언 국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거론되는 특별법 제정, 국민투표, 개헌 등 세 가지 방안 중 하나를 골라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반면 통합당은 이번 이슈와 관련해 자칫 사면초가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도부는 사실상 반대로 입장을 정했지만, 당내 일각에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얼마 전 국회 회의에서 당내 행정수도 이전 찬성 목소리에 "신중하지 못한 자세"라며 내부 입단속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충청권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분출되고 있다. 충청 5선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두일(無頭日)'의 비효율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글을 올리고 "세종시 반대론자들이 논거로 내세웠던 수도권 공동화는 커녕 수도권 집값의 안정효과 조차 미약하다"며 "행정 비효율이란 마이너스 효과는 더욱 더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행정수도 이전을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가운데 이같은 당내 기류는 여당과 협상에 나서야 하는 당 지도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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