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정치적 셈법 개입 우려가 큰 개헌이 필요 없으며 여야가 이견이 없는 사안인데 다 행정수도 이슈를 부각하고 나선 정치권의 진정성까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 관련법 처리에 이어 연내 이전 계획 확정과 설계 착수로 세종의사당 설치문제를 매조지 한 뒤 추후 개헌으로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투 트랙 전략이 가장 바람직한 로드맵이라는 지적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 (가칭)행정수도법 제정 등 입법과 국민투표 개헌 등 세 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선뜻 어느 하나를 정해 당력을 집중하지는 못하고 있다. 방안별로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입법의 경우 헌법재판소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하는 부담이 따르고 개헌은 권력구조 등 다른 쟁점이 개입할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어 여의치 않다. 이해찬 대표는 개헌, 김태년 원내대표의 경우 입법에 다소 무게를 싣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국민투표가 가장 적절하다는 제안도 하고 있어 당내 의견을 모으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사분오열 양상을 띠고 있다. 행정수도 이슈에 대해 관망하던 지도부가 사실상 반대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당내에선 이해관계에 얽힌 갖가지 요구가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은 "세종시 뿐만 아니라 인접 지역으로 정부기관을 배치해야 한다"며 주장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세종만 행정수도로 만들 것이 아니라 대구 사법수도 호남 문화수도 부울경 금융수도 등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정치권이 이처럼 제각각 의견을 내면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방법론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여야의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내년 초부터는 대선정국으로 돌입하기 때문에 정치권이 행정수도에 대한 결단을 대선 이후로 미루자는 목소리가 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럴 경우 충청인의 염원이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완성 문제가 별다른 진척 없이 차일피일 미뤄질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해 보인다.
세종의사당(국회분원)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분원에 11개 상임위와 예결위를 이전하자는 당론을 정했고 세종 호수공원 인근 전월산 남측 50만㎡을 최적부지로 꼽아 놓고 있다. 이미 국회에는 이에 대한 설치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정세균 총리는 얼마 전 대정부 질문에서 헌재 관습법 위헌 판결을 지적하면서 "현재로선 국회분원이 세종시에 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 역시 세종의사당 설치에 찬성이다. 이미 4·15총선 공약으로 내건 바 있으며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향적 자세를 보인바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와 관련해 현재는 여당은 정책실패를 덮기 위한 국면전환, 여당은 균형발전 역행과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세종의사당 설치에 정치권이 합의한다면 여여가 모두 이같은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국민에 균형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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