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TF 가동 등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해 애드벌룬을 띄우는 반면, 미래통합당의 경우 이에 대한 원심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27일부터 당내 행정수도 TF를 가동키로 했다. TF 단장은 이미 원내대표를 지낸 서울 지역구 우원식 의원(노원을)로 확정했다. 당은 TF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세 가지 방식인 (가칭)행정수도법 제정, 국민투표, 개헌 중 가장 효율적인 방안에 무엇인지 여론 수렴을 하면서 본격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당 원내 지도부에선 입법을 통한 여야 합의를 최우선시 하는 분위기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 사안과 관련 수차례 "개헌이나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뒷받침 한다.
당내에선 다른 의견도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4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특강에서 "개헌을 한다면 '대한민국 수도는 세종시에 둔다'고 하면 헌재 위헌 결정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된다"며 특별법 보단 개헌에 무게를 실었다. 정세균 총리도 얼마전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위험)그런 부분이 치유돼야 완전한 수도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민주당 TF는 앞으로 행정수도 이전 추진과 관련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등을 순회하면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 대상과 규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자제키로 했다. 여당 차원의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나오기 전에 일각의 반발부터 표면화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서울대와 KBS가 이전 대상에 포함됐다는 일부 보도를 모두 부인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완성 추진과 함께 지방이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으로 지방이전 기관 명단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346개 공공기관 가운데 100곳 안팎을 업무 특성상 지방 이전이 가능한 대상으로 꼽고 있다. 이미 이같은 계획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보수야권에선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김태년 원내대표 교섭단체연설 직후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다가 지도부 차원에서 확실히 반대로 좌표를 수정한 것이다. 여당발 이슈에 끌려다니면 정국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얼마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6년 전 헌법재판소에서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판결이 났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행정수도 이전은 불가능하다"며 2년 뒤 대선을 가리키며 "이번에도 선거에서 재미를 보려고 민주당이 저러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명수 의원(아산갑)도 얼마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세균 총리에 대해 행정수도 정책과 관련 "정권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대통령 연설 때 했어야 했는데 국민 합의를 거쳐도 모자랄 민감한 이슈에 대해 진지하고 충분한 검토가 없었다"며 "종합적인 국가 관리 차원에서 안보나 행정, 정치·경제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며고 지적했다.
강제일·서울=송익준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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