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인 교육과학부 기자 |
KAIST는 이 회장의 뜻을 받아 싱귤래러티 교수를 육성하겠다고 곧바로 화답했다. 과학 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교수,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독창적인 과학 지식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교수를 선발 지원하는 제도를 통해 교내 연구진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겠단 것이다. KAIST는 미래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을 선도할 혁신기술과 학문적 독창성을 창출할 수 있는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기술적 특이점 도래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 20년까지 연구를 지원한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우선 10년간 연구비 지원에 논문·특허 중심 실적 평가가 유예된다. 임용 종료 후엔 그간의 연구 진행 과정과 특이점 기술 역량 확보 등 평가에 따라 지원 기간을 최대 10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기부자의 뜻에 공감하고 그 뜻을 펼치기 위해 도전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기부 대상 기관의 응답을 보고 있자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왜 우리나라는 그동안 노벨과학상을 받지 못했는지부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그 해법을 알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 모른다면 왜 모르는지. 사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오늘날의 연구 상당수가 성과 중심의 단기 연구에 기울어져 있는 문제를 지적한다. 과거 과학기술은 그런 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우리나라는 가난했고 당장 돈을 벌 수 있게 해 줄 기술이 필요했다. 결국 해냈고 과학기술은 국민의 주린 배를 채우며 급속한 나라 발전을 이끌었다. 앞으로의 과학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떨까? KAIST가 제시한 싱귤래러티 교수 육성 같은 프로그램이 지속됐으면 한다. 연구자가 오랜 시간 꾸준히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받지 않고 기초과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KAIST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이런 움직이 필요하다. 한 독지가의 선한 행동이 불러일으킨 변화의 시작이 대한민국 최초 노벨과학상 수상으로 이어지길 함께 기원한다. 임효인 교육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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