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호수공원 전경(출처 세종시)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발언을 한 뒤 일주일. 16년 만에 정국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이 어젠다에 대한 여론은 어떨까. 이날 중도일보가 호수공원에서 만난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반대하는 야당이 밉지만 여당도 못 믿겠다"며 정치권이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시 토박이라는 50대 남성 A씨는 "민주당은 한 쪽에선 특별법 등 입법으로 추진하자고 하고 다른 쪽에선 개헌한다"며 "아직 뭔가 나온 것은 아니어서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여당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개헌 없이 행정수도 추진이 가능하다는 김 원내대표와 개헌에 무게를 싣는 이해찬 대표 등 여당 내에서 엇갈리는 스탠스를 꼬집은 것이다. 민주당이 '립 서비스'만 하지 말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 국회 차원의 논의를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개헌 전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 여야가 이견이 없는 사안부터 확정 발표하면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에 산다는 40대 직장인 B씨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다 최근 반대로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한 미래통합당 지도부를 강력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여당의 국정전환용으로 이 문제를 꺼냈다고 주장하는 데 정부 실정을 주장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행정수도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정략적인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텃밭인 영남에서 조차 행정수도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나는 등 국민 정서부터 먼저 헤아려야 한다"며 "균형발전 차원에서 여당과 진지하게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면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실시한 지난 21일 여론조사에서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에서 찬성(59.6, 46.4) 응답이 반대 의견(27.0, 45.7)을 앞선 것으로 나온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행정수도 추진이 균형발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대한민국호(號)가 돌파해야만 하는 시대적 과제라는 의견도 감지됐다. 세종시에 가족과 함께 정착했다는 30대 공무원 C씨도 국정 비효율 해소를 위해 행정수도 완성은 불가피다는 점을 강조했다. C씨는 "국회 보고 등을 위해 세종~서울 출장이 잦은데 이러다 보면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간이 없다"며 "다른 직원들도 국회 분원 설치 등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고 나아가 이를 완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서 의뢰해 지난해 3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1066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세종의사당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85%에 달했고 반대는 14%에 불과했다.
청주에서 대학교를 다닌다는 D씨는 "문재인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위기돌파를 위해 한국형 뉴딜을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들었다"며 "짧게는 세종의사당 설치 장기적으로 충청권에 정부기관 이전과 SOC 투자가 일어나는 행정수도 완성 추진은 양질의 일자리 확충 등으로 지역의 젊은 세대에 기회의 시간임이 분명하다"고 지지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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