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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14일자 3면, 16일자 5면, 20일자 4면 보도>
체육계 일부 기성 세대들이 후배들에게 '나 때는 맞고 참으면서 성장했다'는 식으로 가혹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도록 강요하는 사고와 언행을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가혹 행위 발생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지역 체육계의 근절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 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의 청문회에서는 이날도 고(故) 최숙현 선수에 대한 폭행 여부 논란이 이어졌다.
동료선수들의 구체적인 폭행 증언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나 선배들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선배 선수 중 김도환 선수만 유일하게 폭행혐의를 인정했다.
김도환 선수는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고(故) 최숙현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본인이 직접 밝히며, 여전히 체육계에 폭행문화가 공공연하게 퍼져있는 상황이다.
이에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선수 A 씨 고소장을 제출한 법률 대리인은 "체육계의 가장 큰 문제는 지도자와 선배 선수들이 폭행에 관해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는 태도였다"며 "'체벌 참는 것도 훈련의 일종이다' 등의 발언을 하며 폭행이 심각한 문제인 걸 여전히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현재 체육계 지도자에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선수 출신으로 그 당시에는 선수들 폭행이 지금보다 더 심각했던 상황"이라며 "시대가 많이 변한 만큼 '선수는 맞아야 성장한다'는 식의 몰상식하고, 구시대적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체육계는 엘리트 선수 육성을 위해 특정 소수 정예 선수들만 유독 엄격하게 훈련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위한 소위 '인간적인 대접'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체육계 내의 선진 문화를 포함한 장래를 위해서라도 체육 선수들을 위한 주기적인 인성 교육 등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대전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고(故) 최숙현 선수 사태를 계기로 주재한 회의에서는 지도자와 선배들의 예절에 관해서도 논의했다"며 "선수를 존중하는 호칭으로 부르기, 폭행·폭언 징계, 금전 각출 금지까지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 체육회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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