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소나무가 늘푸른건 따뜻한 마음 때문이야…'솔새와 소나무'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소나무가 늘푸른건 따뜻한 마음 때문이야…'솔새와 소나무'

임원호 지음│허구 그림│길벗어린이

  • 승인 2020-07-23 17:55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솔새와소나무
 길벗어린이 제공
솔새와 소나무

임원호 지음│허구 그림│길벗어린이



찬바람이 부는 가을 저녁, 아기 솔새 한 마리가 숲을 헤맨다. 엄마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아기 새는 저녁 해가 산을 넘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도록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끝내 엄마를 찾지 못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당신의 품 안에다 자장자장 하룻밤만 재워 주세요." 쉴 곳이 필요한 아기 새는 버드나무에게 부탁하지만, 버드나무는 "에이, 안 된다 안 돼. 지저분해서 일없다. 내 몸에다 응가나 해 놓으려고"라며 퇴박을 놓는다. 오동나무, 참나무도 같은 말을 하며 아기 새의 부탁을 거절한다.



저 나무도 거절하면 어쩌나. 아기 새가 불안한 마음으로 가슴을 졸이며 찾아간 소나무는 어서 이리 들어오라며 가지 한 편을 내어준다. 그날 밤 숲속을 헤치며 왕바람 칼바람이 다가오더니 버드나무, 오동나무, 참나무의 잎을 다 떨어트리지만, 아기 새를 품은 소나무는 가만히 쓰다듬고 지나간다. "착한 소나무, 귀여운 새. 그냥 두고 가자 요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겪으며 활동했던 임원호 작가가 들려주는 아기 새와 소나무의 이야기는 생명과 희망의 소중함,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따뜻한 우정의 힘을 느끼게 한다. 각박한 세상 속 작은 선함이 만들어내는 큰 변화를 소나무가 사시사철 푸른 이유로 엮어낸 상상력이 아름답게 빛난다.

책은 동시인(童詩人)이자 동화작가의 작품답게 '쌀랑' '으쓱으쓱' 등 잊혀져 가는 우리말의 운율감과 말맛으로 읽는 재미를 더한다. 허구 작가의 그림은 어스름한 저녁부터 보름달이 훤히 빛나는 한밤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숲의 모습과 아기 새의 마음을 선명한 색채와 묘사로 빛낸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