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몰제 이후 대전 도시공원을 진단하다]
(하) 공원조성 방향은
도시공원 부지를 사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원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문제는 이용자인 시민들의 입장에서 더욱 큰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공원 녹지 보존을 우선으로 할지, 어디까지 개발을 할지에 대한 일정한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
대전시가 20년간 방치된 공원 부지를 매입해 다시 조성에 나선 만큼,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시에서 직접 재정을 투입해 공원으로 조성하는 12곳에 대해서는 기본계획이 수립된 상태다. 현재 토지 매입 비율이 75% 정도로, 100%로 완료가 되면 실시설계를 시작해 세부적인 계획이 세워질 예정이다.
타 지자체는 이미 계획 수립이 완료된 곳도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132곳 중 68곳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면 신축이나 기존 건축물 용도변경을 할 수 없으며, 토지 소유자는 지자체에 토지를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또 나머지 64곳에 대해서는 보상과 매입을 통해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유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도시공원 일몰제 이후에 대한 공원 계획은 모두 수립된 상황이다. 일례로 남산공원 같은 경우엔 공원 조성이 잘됐지만 이곳도 미집행 공원으로 분류됐다. 소유권 확보가 안됐기 때문인데 토지를 매입함으로써 공원으로 기능을 유지하게 됐다"며 "산림으로 가치가 있는 지역은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했고, 보상의 의무는 없지만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는 녹지공간을 방치 없이 자연 공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대학 한 교수는 "현재 도시공원 일몰제로 공원에서 해제가 된 다음 부지를 매입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관리 계획이 중요하다"며 "더 이상 공원에 사람들이 개발할 수 없도록 해야 하며, 훼손된 곳은 자연 녹지 본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대전시가 토지매입에 막대한 예산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많은 예산을 들인 만큼 부지 확보 후 조성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설물 위주의 공원 조성이 아닌, 진정한 녹색 공간을 시민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계획들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우선은 토지매입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기본계획 정도만 수립했다"며 "녹지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설물 위주의 조성보다는 화장실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설물만 배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어떻게 조성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하다. 시민들의 이용이 불편함이 없도록 실시설계 단계에서 시민 의견 수렴하는 단계도 거치고, 구청장들 생각도 반영할 것"이라며 "공원별 특색에 맞도록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품에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끝>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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