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탈(脫) '서울공화국'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시대적 과제로 제시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행보가 가팔라지고 있다.
국정 2인자인 정세균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고 문재인 정부 임기 정치적 합의를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여당 지도부에서 나오면서 국회 논의를 재촉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세종시에 국회, 청와대를 이전시키는 것을 넘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까지 옮겨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등 관련 논의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정 총리는 22일 "현재로선 국회분원(세종의사당)이 세종시에 여는 것이 여러 가지 능률 면이나 국민 세금을 절약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태년 원내대표 행정수도 이전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박범계 의원(대전서을)의 질문에 "세종시가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인데 헌재 위헌 판결 부분이 치유돼야 완전한 수도이전이 검토될 수 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정 총리의 발언은 '先 세종의사당 설치 後 개헌으로 완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중도일보 보도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세종시에 "국회와 청와대 통째를 내려보내야 한다"는 교섭단체연설 발언에는 못 미치지만 방법론만 다를 뿐 수도권 과밀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완성으로 가야 한다는 대의명분은 같은 것이다.
여권 지도부에선 행정수도 문제를 현 정부 임기 내에서 완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수도권 과밀화로 인해서 국민 개개인과 국가가 지불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여야가 마음만 먹는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충분히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국회 특위에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을 애드벌룬 띄운 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서 타임 테이블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2년 뒤인 2022년 6월까지이며 이에 앞서 3월엔 20대 대선이 있다. 전날 민주당이 야당에 공식 제안한 '행정수도 특위'를 중심으로 대선정국을 거치면서 논의하자는 것이 박 최고위원의 제안인 셈이다.
행정수도 정책 첫 입안 때 실무작업을 진행한 참여정부 행자부 장관 출신인 김두관 의원은 조만간 대표발의 할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와대·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며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국민적 고통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어 법안 제출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주도형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완성을 천명했다"며 "행정수도 이전이 코로나 경제위기를 돌파할 획기적인 투자사업이 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위헌 시비가 있는 국회 청와대 이전과 달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를 옮기는 것은 법률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헌재가 2004년 결정에서 사법부는 수도성립의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한편,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고 있다.
2002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태동한 행정수도는 2년 뒤 8월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일대가 입지로 확정되면서 본격 수면 위로 부상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로 ‘반쪽 행정수도’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정책으로 축소됐고 MB 정부 시절인 2009년 세종시 수정안 파동으로 한 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적 요청 속에 2005년 3월 행복도시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세종시는 2007년 첫 삽을 뜨게 됐다.
2012년에는 세종시가 출범했고 현재 인구 36만 중핵 도시로 성장했다.
특히 우리나라 18개 정부부처 가운데 12개 부처가 이전을 완료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이전을 앞두고 있다.
40여 개 중앙행정기관과 24개 공공기관도 세종시에 둥지를 틀었고 국회 상임위원회 11개를 옮겨오는 세종의사당 설치도 추진 중이다.
강제일·방원기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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