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
여당은 균형발전 차원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입장으로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야당은 부동산 정국 전환용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전날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카드를 꺼낸 것과 관련한 진행자 질문에 "여야가 합의하거나, 헌재에 다시 의견을 묻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만 행정수도를 고리로 개헌 논의가 시작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언젠가는"이라면서도 "지금은 국난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출신인 그는 세종시에서 2년 여를 근무했다. 이 때문에 행정부와 입법부 이원화에 따라 갈수록 커지는 국정 비효율 문제를 잘 파악하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 "세종시에 국회의사당을 옮기는 것이 빨리 시작돼야 한다. 비상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균형발전은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충청 3선 박범계 의원(대전서을)도 16년 전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청와대 모든 부처 세종시 이전 발언을 환영한다"며 "과거 헌재 관습법 판결은 서울공화국을 위한 견강부회적인 결정이었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의 헌재도 국민적 합의만 있으면 관습헌법도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고 밝혔으므로 김 원내대표 주장이 관철되도록 국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수도권 과밀 해소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이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에 대한 국민 시선을 돌리기 위해 꺼내든 것이라며 발톱을 세웠다. 부동산정책 실패에 성난 민심을 돌려보려고 꺼낸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여당을 힐난했다. 다만 이해 당사자이자 피해자인 20-40 세대와 서민과 중산층, 특히 충청 민심을 의식해 극렬 반대보다는 조건부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모습을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행정수도는 이미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났던 문제다. 위헌성 문제가 해결되고 난 뒤에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관심을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며 "행정수도 이전이 아닌 세종시 자체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추진을 위한 진정성부터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총에서 ""이번 제안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헌법 개정을 포함해 어떤 절차를 통해 국민을 설득할 것인지 로드맵을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또 "단지 부동산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또는 선거용 카드로 '행정수도 완성론'을 들고나온 게 아니길 바란다"며 "정부와 여당이 국토균형발전의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막연하게 운을 띄워, 공연히 투기 심리만 자극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게 구체적 계획을 제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