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명의 대전수필문학회원이 주제수필과 자유수필로 나눠 1년에 한번 인생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는 이야기 마당이다. 올해 주제수필은 '세월'을 주제로 30여 편, 자유수필은 55편이 실렸다.
수필예술은 1월 정기총회에서 정한 주제 수필을 바탕으로 5월 말까지 회원들의 원고를 모은다. 6월 초에는 교정과 편집을 4교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발간한다. 주제 설정에서 발간까지 꼬박 6개월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세상에 나오는 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올해 출판기념회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결국 취소됐다.
이정웅 대전수필문학회장은 "수필은 자기 고백이다. 쓰는 이의 삶을 돌아보게도 하고, 보는 사람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인생의 이야기다. 또 수필은 읽는 재미가 있어 문학적 향기를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41년을 지속해온 대전수필문학회의 힘은 회원들의 단합이다. 1년에 딱 한 번 발행하는 연간지기 때문에 봄, 가을 산행과 토론을 통해 문학으로 이어진 인연의 끈을 소중히 해왔다.
대전수필문학회원들은 인생의 고락(苦樂)을 모두 겪은 중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필을 읽는 깊이는 한없이 깊고 웅숭하다.
이정웅 회장은 "1967년 대전문학(옛 충남문학) 1호 때부터 수필을 써 왔다. 그때만 해도 젊은 나이니까 겁 없이 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수필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이 수필에 대해 한없이 어려워하고 있음을 잘 안다. 수필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생각하고, 그리고 일기처럼 써 나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는 수필 자체가 재미난 이야기만 쓰는 가벼운 글들이 아니라, 오랜 연륜과 경험, 수차례 퇴고를 거쳐 나오는 진심의 글이라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요즘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인해 인쇄문화가 많이 어렵다. 그래도 신문이나 잡지 등 활자로 된 인쇄가 두고 보기에는 가장 좋다. 순간이나 찰나적인 문화형태가 되어 가는 것이 안타깝다. 다시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기에는 인쇄문화가 적합하기 때문에 언젠가 살아나지 않을까"라며 수필예술 일독을 권했다.
한편 '수필예술' 제41호는 비매품으로 대전 시내 도서관, 은행, 관공서에 90여 권 배포돼 있다. 표지는 김회직 작가의 '해빙'으로 색과 점과 선으로 엮은 마음 속 풍경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