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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 물론 국가의 재목인 체육 꿈나무들이 가혹 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전시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체육계 등에 따르면 현재 대전시와 시 체육회 등은 고(故) 최숙현 선수의 재발 방지를 위해 지역 내 소속 체육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익명 신고 센터, 상담 치료 등의 피드백 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이나 운동 도중 지도자와 선배들에게 당하는 가혹 행위 등의 각종 부조리를 신고하는 방안이지만, 과연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여부에는 의문이 따른다.
대전시청 소속의 A 씨는 "고(故) 최숙현 선수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클린신고센터 등 익명으로 상담을 진행한다고 하지만, 솔직히 익명이 보장될 것으로 생각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아마 지도자들의 전화 한 통이면 신고자 색출이 가능해서 지역 내 선수들은 익명신고센터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내 체육계를 포함해 지역 체육계의 인사들도 한 다리 건너면 서로 얽혀있는 인맥이기 때문에 선수들보다 지도자를 위한 '제 식구 감싸기'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체육계 일각에선 선수들에게 효과 없는 신고 센터 등의 방안보다는 선수들의 익명 보장에 대한 신뢰성과 지역 체육계의 인사 체계까지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수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체육계 부조리 문화는 그만큼 그때마다 나오는 대책이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뜻"이라며 "가장 정답에 가까운 대책은 체육계 인사 체계를 전부 바꿔야 하는데, 지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나"라고 말했다.
나아가 체육계 인사에 대한 구조적인 체계뿐만 아니라 시 체육회를 포함한 국내 체육계의 부조리를 감독하는 제3의 기관을 설립하는 등 '극약 처방'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선수 A 씨 고소장을 제출한 법률 대리인은 "인사 체계에 대한 변화가 어렵다면, 체육회를 감시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해당 기관의 독립성이 부여된다면 선수들도 해당 기관에 대한 신뢰성을 가지고 지도자들과 선배들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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