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균형발전 가치가 주목받고 있어 본격 개헌 정국이 열리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서울 및 수도권 일각의 반대 여론을 설득해야 하고 여야 등 정치권 합의를 거쳐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충청권으로선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병석 의장은 지난 17일 제헌절 경축사에서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의장은 이날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까지가 개헌의 적기다. 코로나19 위기를 한 고비 넘기는 대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강조했다.
충청권으로선 행정수도 여부에 눈과 귀가 모아 지고 있다. 이는 2004년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 족쇄를 극복하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과정에서 국회의석 변화와 정략적 판단 등의 변수를 원천차단 하기 위한 것이다.
방법론은 두 가지다. 헌법에 '세종시=행정수도'를 명시하거나 '수도는 법률로서 정한다'라는 법률위임론이다.
헌법 명문화는 항구적으로 세종시의 행정수도 헌법 지위를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법률위임은 국회 의석수 등 정치적 지형 변화 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제3조 2항에 후자 방식으로 들어가 발의 시점으로부터 60일이 지난 2018년 5월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다. 당시 문 대통령 개헌안에 포함된 수도조항은 세종시를 사실상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가 안 돼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처분 됐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선 여대야소(與大野小)로 짜여진 현재 정치지형으로 행정수도 개헌을 관철시 킬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15 총선으로 현재 국회는 민주당 176석 정의당 6석, 열린민주당 3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등과 진보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칠 경우 190석 안팎에 이른다. 여기에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에서 10여 석만 끌어들이면 개헌선인 200석을 확보할 수 있다.
행정수도 정책을 첫 입안한 참여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집권여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충청권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돼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인구와 경제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균형발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 점도 행정수도 개헌 추진에 고무적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행정수도 개헌 추진 때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서울 및 수도권 일각의 주장을 설득이 급선무다. 예상되는 보수 야권의 반발에 대한 대응논리도 준비해야 한다. 실제 2년 전 개헌 정국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내놓은 개헌안에는 수도 기능 일부 이전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로 한다'로 서울 기득권을 오히려 더욱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바 있기도 하다.
강제일·서울=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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