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선생님으로 불리우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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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선생님으로 불리우는 삶

대전구봉중학교장 양수조

  • 승인 2020-07-16 10:12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양수조
대전구봉중학교장 양수조
선생님으로 불리고 선생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삶보다 축복이다. 선생님으로 첫걸음을 내디디며 첫 출근의 그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리고 가르침에 대한 긍지와 사명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그런 기억들과 날들이 하나하나 쌓여 이제 교장 선생님으로서 첫 출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올 2월, 교장 선생님으로 발령나면서 선생님으로서의 발령 때와는 사뭇 다르게 기대와 설렘보다는 책임이 더 크게 느껴진다. 학생들이 행복해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교 경영을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며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기도 한다.

3월 첫 출근을 기다리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세상을 흔들어 놓는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생도 선생님도 없는 텅빈 학교에서 첫 출근의 벅찬 감동도 없이 교장 선생님으로서의 첫날이 시작됐다.



학생들이 등교할 날을 기다리며 교육과정을 검토하고, 시설을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학생들이 큰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학생들의 쉼과 즐거움이 있는 문화 공간도 새로 조성했다.

드디어 4월 초, 온라인 개학으로 그나마 아쉬운 개학이 이뤄졌다. 선생님들은 당황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초유의 사태를 극복하고자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면서 원격수업을 위한 콘텐츠 마련에 열정을 더했으며 온라인으로 개학식과 입학식도 소소하게 했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학기를 시작했다. 교장 선생님으로서의 부임인사를 멋들어지게 할 계획이었지만 이도 영상으로 가볍게 대신했다. 물론 학생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교장 선생님의 사랑의 크기는 줄어들지 않도록 나름 최선을 다했다.

5월15일 스승의 날은 교장 선생님이 학생의 심정이 돼 선생님들께 감사의 노래를 보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참 되거라 바르거라~~~' 서로의 눈시울이 따뜻해져 갔다.

코로나19가 서로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 것 같다.

드디어 5월 27일,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 개학이 이뤄졌다. 참 되거라 바르거라 대신 마스크 써라, 거리 두어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학생(미래)을 잘 가르치고자 열정적으로 수업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가슴이 짠하고 뭉클하다.

부임인사로 선생님들께 그 어느 때보다도 협업이 절실한 시기이니 소·인·배(소통·인화·배려)가 돼주실 것을 당부했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이런 당부를 하고 보니 교장 선생님으로서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 학생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선생님은 정말로 귀하고 귀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지만 시간이 가면 다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과 더불어 교장 선생님으로서의 맡은 소임과 책임을 다해 학생들의 꿈 실현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 교장 선생님으로서의 혜안과 덕목을 갖추었나 되돌아보면서.

선생님이란 사실이 나는 너무 좋고 좋다. 후배 선생님들로부터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 그리고 교장 선생님으로 불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평생에 걸쳐 나를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제자들에게도 감사한다.

/양수조 대전구봉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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