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살고있는 여동생에게 "오랜만이야"라는 말없이 가벼운 인사로 대신하며 바로 한 말은, "요즘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어. 정말 좋은 드라마의 것을 갖고 싶은데, 일본어 자막 DVD는 한국에 팔아?"이었다.
너무 놀라서 15초는 멍하고 있었다.
그 며칠 전에도 동창생 친구에게서 LINE으로 '현빈'이 나오는 드라마를 소개해달라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빠도 친구도 '사랑의 불시착'에 빠져 버렸다는 것이다.
오빠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믿을 수가 없어서 '야후재팬'에서 검색을 해봤다. 어느 블로그에서 이런 내용을 봤다.
"지금까지 한류 드라마라는 것에 빠져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기 보다는 왠지 이유 없이 싫어했어요(영화는 봅니다). 그런 제가 결국 빠져 버렸습니다. 그게 '사랑의 불시착'이다."
나도 1회부터 본방사수를 하면서 봤던 드라마이다. 드라마 설정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며, 서스펜스, 코미디, 러브스토리가 다 있는 작품이다.
북한의 군인과 한국의 재벌가 딸이자 캐리어우먼이 서로 조금씩 마음이 가까워지면서 사랑이 싹트는 스토리가 좋았다. 딸 또한 같이 흥분하면서 열심히 시청했었다.
이 외에도 '이태원 클라쓰'도 인기가 있었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열심히 드라마를 보는 한국드라마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마음이 무거운 일도 있었다. 북한을 아주 신선하고 이웃집처럼 드라마에서는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군인, 서민, 북한 자체를 친근하게 그리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이 납치 문제에서 앞장서 노력하셨던 요코타씨가 돌아가셨다. 납치된 딸을 애타게 보고 싶어 하셨던 분이었다. 그런 문제도 있어서 드라마는 아주 재미있게 봤지만, 마음 한편으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사회는 항상 이중성이 있는 것 같다. 화려한 것에 뒤에는 아주 어두운 면이 있다. 모든 것이 해결되는 날은 언제 올까 싶다. 아니 반드시 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즈미야마 시가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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