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으로 갈려 강대 강 대치를 벌인 민주당 의원 틈바구니에서 우 의원이 의장선출건에 대한 가결과 부결을 결정하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시의회 전체 21석 가운데 단 1석에 불과한 야당 의원이지만 원구성 과정에서 존재감은 '갑' 면모를 보인 것이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우 의원은 지난 3일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이 단독 후보로 추대한 권중순 의원(중구3)에 대한 의장선출 표결에서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1~2차 투표에서 찬성과 무효가 모두 각각 11표가 나오면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친권(친권중순) 11명, 비권(비권중순) 10명으로 갈린 가운데 결국 우 의원의 선택이 의장선출 판도를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면 12대 10으로 가결될 수도 있었던 상황. 결국 친권파가 우 의원 표심을 얻지 못하면서 후반기 의장선출이 다시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든 것이다.
부의장 후보로 등록했던 우 의원은 원구성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폭주와 협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자신이 무효표를 행사했다고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비판으로 우회적으로 자신의 뜻을 전한 것이다.
그는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원구성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나와 소통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통합당이 대전에서 30% 안팎의 지지를 얻고 있는 야당의 시의회 대표에 부의장 한 자리를 배려해야 한다고 (민주당에) 건의를 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여당을 힐난했다.
이어 "대전시의회 협치를 위한 야당의 정당한 제안이 거대 여당에 의해 짓밟혔고 철저히 무시당한 것"이라며 "의회주의 기본인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이번 원구성 파행을 불러온 것은 민주당의 자업자득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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