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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한 지음│이은이 그림│바람의아이들
아기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언어 환경에서 조금씩 말을 배우고 더 자라서는 글을 배우고 언어 능력을 습득해 나간다. 부모, 조부모 등의 보호자는 아기의 옹알이를 받아주고, 아기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일러주며 정성과 애정으로 그의 배움을 돕는다.
그림책 『엄마소리가 말했어』는 '엄마'를 아기의 대표적인 보호자로 설정하고 그들의 대화를 이야기 형식으로 보여준다. 기역이, 니은이, 디귿이 등 한글 자음의 이름을 가진 아이들과 엄마가 하는 말들이 차례로 교차한다.
그런데 아이의 말은 죄다 불평불만에 자기 부정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기역이는 "가난해, 그저 그래"처럼 기역이 들어간 말 중에는 좋은 말이 없다고 불평하고, 리을이는 맨날 받침으로만 쓰이는 자신이 속상하다고 말한다. 난 내가 싫어,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없어, 난 못난이인가 봐.
엄마는 그런 아이를 위로하고 자신을 인정할 수 있게 돕는다. 기역이에게는 "기역이 있어야 길이 있고 걸을 수 있고 같이 갈 수 있다"고 일러주고, 리을이에게는 "리을이 있어야 부를 수 있고 갈 수 있고 머물 수 있다"고 말해준다. 헝겊인형의 모습을 한 엄마와 아이들의 모습은 그 감정의 온도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전한다. 『엄마소리가 말했어』가 건네는 애정과 존중,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는 자라면서 자기 비하나 열등감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보호자가 해야 할 말, 책이 맡아야 할 역할 그대로를 보여준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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