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3차 추경 심사가 졸속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다음달 4일까지 추경을 처리할 계획이지만, 원구성이 완료된다고 해도 심사 기간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제3차 추경안은 35조 3000억 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다. 주요 내용은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114만 명의 생계를 위한 긴급고용안정기금 등이다. 또 약 390만 명의 고용안정정책과 각종 경기 부양 대책이 총망라 돼 있다.
민주당 계획대로 2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모두 마치고 여야가 곧바로 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고 해도 6월 임시국회 기한인 다음달 4일까지는 불과 나흘 밖에 남지 않는다.
매머드 추경 내용을 뜯어볼 항목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여야의 심사가 날림 또는 졸속으로 진행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는 대목이다. 올 들어 여야가 1차 추경 심사에 12일, 2차 추경을 통과시키는 데에는 14일 걸린 것을 감안 할 때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야는 서로를 탓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겠다며 미래통합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고 통합당은 여당에 결자해지를 촉구하며 대립각을 이어갔다.
강훈식 최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통합당은 법사위원장 탈환을 위해 민생을 볼모로 당리당략에만 처절하게 몰두하고 있다"며 "통합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통합당은 이미 정부의 3차 추경에 대한 분석을 마쳤고, 외교안보특위는 매일 남북관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민생에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20대 총선에선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결과는 국민들이 여당에 압도적 승리를 몰아줬다.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180석에 육박하는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반면, 보수진영인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100여 석을 가까스로 건지는 데 그쳤다.
이처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원인은 코로나 위기 속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보다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서 경제 위기 극복에 매진해 달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민주당의 기록적인 압승 통합당의 역대급 참패로 요약되는 데 앞으로 여당이 국회 내에서 개헌을 빼고는 대부분의 법안은 의석 수로 밀어부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각종 개혁 법안 추진 때 의석수로만 밀어부칠 경우 오히려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우려가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협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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