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디자인은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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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디자인은 미래다

노황우 한밭대 교수

  • 승인 2020-06-28 09:18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노황우
노황우 한밭대 교수
최근 디자인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몇 년 전부터 매출이 급감했고,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전혀 매출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심지어 대전에 있는 디자인기업 중 한 곳은 지난달 매출이 15만 원이라고 한다. 물론 디자인기업뿐만 아니라 일반기업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디자인 기업의 매출부진은 미래의 국가 경제와 지역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디자인은 미래다. 모든 디자인은 과거도 현재도 아닌 미래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미래의 기업, 미래의 소비자를 예측해 디자인해 현재 디자인하는 모든 것들이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만나게 될 것들이다. 올해 디자인 일거리가 줄어들었거나 없다는 것은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위축됐다는 지표다. 이는 앞으로 2~3년 이후 기업들의 먹거리가 줄어들거나 창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조짐과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는 점점 얼어붙고 있다. 얼어붙고 있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날씨가 따뜻해져 얼음이 녹기만을 기다리면 경제의 회생 시기는 더 늦어진다. 디자인산업을 얼음을 깨치고 나가는 쇄빙선처럼 우리 경제의 선봉에 서도록 해야 한다.

먼저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사업 전반에 디자인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정부 연구·개발 예산이 역대 최고치인 24조2000억 원을 경신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개발 사업화 성공률은 약 48%(산업연구원, 2017) 정도로 미국 69%, 영국 70%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연구·개발 분야에 많은 예산이 투자되고 있으나 사업화 성공률이 적은 이유는 기업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만한 기술이 적었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사업화 성공에 중요한 디자인 참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디자인은 수요자 중심의 개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 지향적 연구·개발 사업화와 성공을 위해서는 참여가 꼭 필요하다.



산업 규모보다 현저히 낮은 디자인 활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디자인지원사업의 전폭적인 확대도 필요하다. 2017년 기준, 국내 디자인 산업의 규모는 17조50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의 디자인 활용률은 2016년 기준, 16%로 미국 50%, EU 42%에 비해 현저히 낮다. 디자인은 연구·개발 투자 대비 최소 3배에서 최대 14.4배까지 매출 증대 효과가 있다. 사업화에 걸리는 기간도 짧게는 몇 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아 위축된 기업활동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대기업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디자인 활용률을 가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

세 번째로, 풍부한 디자인 인력을 바탕으로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2만 명 이상의 디자인 전공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디자인 인력은 연평균 5.0% 증가한 33만3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이 일반기업에 근무하고 있으며 프리랜서, 디자인회사가 디자인인력 전체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창의적인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에 기술과 마케팅 지원을 통해 ‘케이디자인’(K-design) 붐을 조성하고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 밖에도 디자인산업을 성장시키면 다음과 같은 산업들이 동반 성장하는 효과가 있다. 수혜 기업의 수익창출과 경쟁력향상에 도움을 주고, 디자인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적재산이 창출돼 지식재산산업에도 도움을 준다. 디자인을 상품화하거나 활용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소재, 금형 등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디자인은 기업과 국가의 미래를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국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정책을 기대해 본다. /노황우 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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