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남선공원 수탁기관 바꿨는데…출발부터 잡음

.사전 공지없이 일부 종사자 계약해지 '날벼락'
수탁업체 "적격자 아니라 채용 어려워" 해명
대전서구 중재역할 손놨나 비판도

[이미지=남선공원종합체육관 홈페이지 캡처]

대전 서구가 15년 만에 남선공원종합체육관 위탁기관을 변경한 가운데 안정적 운영을 기대했던 당초 생각과 달리 출발부터 고용승계와 일부 회원 반발로 잡음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입찰을 통해 새롭게 운영권을 쥔 A업체가 오랜 기간 프리랜서로 근무해온 강사를 일방적 계약해지를 통보했으며 이를 회원들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으면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도 관리 감독 주체인 서구는 고용승계와 관련해 업체와 종사자 간 조건 합의가 되지 않으면 강제권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중재 역할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서구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 남선공원종합체육관 수탁 운영 기관으로 A업체를 선정했다. 2005년부터 15년간 남선 체육관을 맡아온 휴먼넷의 운영권이 이 업체로 넘어온 것이다.

남선체육관은 지난 2002년 개관한 대전 종합스포츠 레저센터로 빙상장, 파도풀장, 헬스, 스쿼시, 골프, 풋살 등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역에서 최대 규모로 많은 회원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승계가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휴먼넷이 운영하던 당시 40여 명 직원 중 4명의 종자사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사전 예고 없이 3~4일 만에 이뤄지면서 강사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10여 년간 남선공원에서 레슨을 해온 한 강사는 "이달 14일까지 전 업체와 계약이 돼 있었는데 수탁 운영 기관이 바뀌면서 5일 센트럴휘트니스와 면접을 봤다. 이후 개별적으로 연락을 주기로 했는데 연락이 없어 기다려왔다"면서 " 연락을 받지 못했는데 전 업체 직원이 계약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불과 3일 만에 12년 동안 일해온 시설에서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함께한 회원들도 동요하긴 마찬가지다. 한 회원은 "오랜 기간 함께 해온 강사가 하루아침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떠나게 됐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회원들은 종목 특성상 강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사전 예고가 없다 보니 회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업체는 "기존 업체와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지 계약해지는 아니다. 신규 채용하는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적격심사를 했는데 우리가 원하는 스포츠지도자 자격증이 없어 채용이 어렵게 됐다"며 "혹시 사고 등이 발생하면 기본적인 책임소지가 따른다 사전에 예방을 위한 것으로 회원들에게 사전 안내하지 못한 부분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

관리주체인 서구도 난감하다. 고용승계를 강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롭게 방향을 설정하고 시작하는 센트럴휘트니스가 고용 조건이 맞지 않는 직원을 그대로 고용승계할 의무가 법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새로운 업체에서 고용승계 등 사안에 대해 법적 위배된 행동을 하지 않아 강제할 수 있는 부분 한계가 있다"며 "회원들이 양해하고, 추후에 새로운 강사에 레슨을 받아 더 좋은 환경에서 시설하는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