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1960년대 변화의 쓰나미, 그 인텔리 가정은 왜 무너졌나… '포옹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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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1960년대 변화의 쓰나미, 그 인텔리 가정은 왜 무너졌나… '포옹가족'

고지마 노부오 지음│김상은 옮김│문학과지성사

  • 승인 2020-06-21 19:02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포옹가족
 문학과지성사 제공
포옹가족

고지마 노부오 지음│김상은 옮김│문학과지성사



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이 끝난 지 약 20년, 일본이 연합군에 의해 통치를 받았던 GHQ 시기가 막을 내린 지 10년이 지난 1963년. 일본사회는 끊임없이 유입되는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며 변화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주인공 미와 슌스케는 중류층의 인텔리로서,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영문학 번역가이자 대학 강사로서 그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리고 평화롭고 풍족하게 보이는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다.

어느 날 아내가 자신과 교류하던 미군 청년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의 가정엔 균열이 생긴다. 그는 크게 동요했지만, 곧 아내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가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조지에게는 위압적인 행동을 취한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는 그저 우스꽝스럽게 보일 뿐이고, 슌스케는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위태로운 부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미와 가족은 도쿄 교외에 2층짜리 서양식 주택을 지어 이사를 간다. 그들은 서양인의 생활 방식을 모방한 그 공간에서 새 출발을 기대했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가정은 더욱 철저하게 붕괴돼 간다.



미와 가문의 이야기는 1960년대 서구화와 기존 관습의 차이로 혼란에 빠진 일본의 고군분투를 그대로 보여준다. 휘몰아치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고 엇나간 선택으로 몰락해가는 미와 가문의 모습은 냉정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진다. 세상의 변화에 휘청거리는 인간의 모습이 주는 성찰은 시대를 넘는 힘이 있어서, 소설은 여전히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 우리에게 저마다의 가정과 삶이 무사한지 돌아보게 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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