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도일보DB |
은행 대출이 6월 들어서면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데다, 대출 문턱이 낮아진 저금리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474조 114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말(471조 3620억원)보다 2조 7520억원 늘어났다.
은행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256조 5259억원으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또 올해 들어 증가폭은 19조 1199억원에 달했는데, 6월 들어서면서 5조원이 넘게 늘었다. 대기업 대출도 증가세다. 주요 은행 대기업대출 잔액은 약 89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6조9000억원 많아졌다.
신용등급도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6조 5544억원으로 5월 말 기준 114조 6859억원보다 1조8685억원 늘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3월 한 달 간 2조 2408억원 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었는데, 6월에 3월 증가 폭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이 급증한 이유로는 경제 악화가 꼽힌다. 지난 4월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등으로 긴급한 위기는 넘겼지만, 6월에 감염자가 꾸준히 등장하면서 자영업자는 영업난, 직장인은 급여 손실분 충당 등에 따라 가계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대출을 끌어다 썼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최근 코로나19로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점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대전권을 보면 최근 성남의 한 확진자가 한화종합연구소를 다녀가 관련 접촉자가 101명에 달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면활동을 자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매출 타격이 심각하다는 시각이다.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매출은 계속 하락세고 결국 대출로 막아보면서 버티는 게 전부라 고심하고 있다"며 "대출이 공짜도 아닌데,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면 거리로 나앉을 판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저금리가 낮아진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이는 대출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월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92∼3.35%로, 작년 12월 3.25∼3.79%였던 것에 비하면 0.33∼0.44%p 떨어졌다.
이처럼 기업대출과 가계 대출이 느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출을 쉽게 줄이기는 어렵겠지만, 심상치 않은 증가세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연체가 더 늘어나는 등 장기화가 이어진다면 건전성 악화 등 문제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