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구역인 대전 서구 용문동 1·2·3구역의 시간은 '빨리감기' 버튼을 누른 듯 거침없이 흐른다.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해 태초의 모습을 찾아가려 꿈틀거린다. 사람이 사는 집은 따뜻했지만, 사람이 떠난 집은 한없이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하다. 그 사이로 불쑥 솟아오른 주인 없는 나무는 참 눈치도 없지. 초여름의 에너지를 살라 먹고 왜 그렇게 빛나게 자라는가. 한 치 앞을 모르는 운명의 나날들, 초록의 신록이 아픈 계절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단지처럼 용문동 재개발 구역으로 우뚝 솟아오른 아파트 능성을 갖게 된다. 고즈넉한 주택들의 풍경은 사진에 기억에만 남을 게다. |
턱 밑까지 다가온 철거. 고요했던 동네는 곧 사라진다. |
철거와 비철거 지역으로 나뉜 골목 사이로 주민이 지나간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